문화예술교육/십분발휘짧은소설 공모전 · 2022. 10. 23. 20:00
[제6회 당선작] 존엄하고, 안락하게_김보경
“나, 날 잡았어.” 그녀의 중대 발표에 발랄한 소음들로 가득했던 거실은, 음소거버튼을 누른 듯 일순간 조용해졌다. 은지는 포크로 딸기를 꽂다가, 윤지는 등을 뒤로 젖힌 채 티비를 보다가, 영민이는 조금 전 온 문자에 답장을 하다가 그대로 멈춘 채 미숙에게로 시선들을 내리꽂았다. 그 와중에 티비에서 한 연예인의 웃음소리가 눈치도 없이 울려 퍼지자, 민호는 슬쩍 리모컨을 집어 들고는 전원 버튼을 꾹 눌렀다. 비로소 완벽하게 적막해진 그 공기 속에서, 미숙은 자신에게 꽂혀 있는 토끼눈들을 향해 활짝 웃었다. “응원해 줄꺼지?” 그제야 가족들은 얼음 땡을 깨며 한마디씩 건냈다. “언제 하기로 했는데?” “아, 엄마 진짜. 말이라도 좀 해주지. 언젠데, 그래서.” “언제에요, 장모님? 예약하러 혼자 다녀오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