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교육/십분발휘짧은소설 공모전 · 2021. 10. 22. 09:12
슈킹치킨 전새벽 물류회사에서 삼십 년을 근무했다나봐. 그리고 나가라니까 나왔지. 나와서 보니까 유일하게 남은 게 퇴직금으로 받은 종잣돈이더래. 김 씨는 그걸 리얼에스테이트밴쳐캐피털프렌들리컨설팅스타트업인가 뭔가를 한다는 고향 후배에게 믿고 맡겼고. 다음 얘기는 안 들어도 대충 알겠지? 맞아. 알고 보니 그런 회사는 없었고 후배는 마닐라인가 어디로 튀었다는 그런, 아주 흔한 얘기야. 김 씨는 대기업에 다니는 동생을 찾아가 빌었어. 한번만 도와달라고. 그리고 부인이 모아두었다는 비상금에도 좀 손을 댔지. 그리고 겨우 차린 게 치킨집이었대. 이곳저곳 찾아다니면서 치킨도 배웠댔어. 직접 튀기고 서빙하고, 아무튼 열심히 해 볼 작정이었다지. 처음엔 장사가 좀 됐대. 근데 딱 세 달 지나니까 상황이 바뀌더래. 저녁 ..
문화예술교육/십분발휘짧은소설 공모전 · 2021. 10. 22. 09:10
탭트라 나예빈 탭트라, 사람들은 왜 우리를 쳐다보는 것일까? 시선이 내 몸을 훑을 때마다 어딘가 베인 것처럼 따가워. 혹시라도 피가 흐르는 건 아니겠지. 가을이라는 것이 연극 무대처럼 꾸며진 것 같아. 아주 어릴 적에 유치원 재롱잔치에서 맡았던 나무 역할이 기억나네. 사람들은 삼삼오오 모여 단풍놀이를 간다고 하는데 나는 너무 춥거든. 얇은 옷을 여며보지만 큰 도움이 되지는 않는구나. 하늘로 손을 뻗어서 잡아당기면 색종이가 뜯겨 나오려나. 너의 피눈물이 짙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니? 어제 아빠가 엄마를 때린 탓인가 봐. 봐봐. 내 머리 위로 끈적한 피가 흘러내려. 나는 귀로 말을 듣지. 하지만 너는 그 큰 입으로 말을 받아들이잖아. 그걸 먹고 성장하고. 차라리 먹는 것보다 듣는 게 나을 수 있는지도 모..
문화예술교육/십분발휘짧은소설 공모전 · 2021. 10. 22. 09:09
로보 김이상희 개와 눈이 마주쳤다. 나는 난간 위에 올린 손을 내린다. 뒤를 돌아본다. 아무도 없다. 아래서부터 솟친 찬바람에 살갗이 따갑다. 14층에서 내려다본 아래는 고요하다. 주차장에서 개 한 마리가 나를 올려다보는 것만 빼면. 작은 푸들이다. 흔치 않은 검정색의. 나는 다시 난간을 붙잡고 몸을 앞으로 기울인다. 조금만 더 넘어가면 떨어질 수 있다. 그러나 개와 시선이 닿는 것은 피할 수 없다. 그냥 떨어지면 돼. 도대체 개가 무슨 상관이냐고. 나는 속으로 그렇게 중얼거리다 난간에서 내려온다. 개는 한 번도 짖은 적이 없다. 주인이 누굴까. 유기견인가. 지금 이름 모를 주인이 애타게 찾고 있는 개는 아닐까. 오늘도 실패하고 만다. 나의 죽음은 끊임없이 유예되었다. 내가 찾는 것은 가족들의 보살핌도,..
문화예술교육/십분발휘짧은소설 공모전 · 2021. 10. 22. 09:08
개복치 김은성 분쇄기 아래로 논문들이 조각나 쏟아졌다. 어둑한 사무실 조명 아래 갈려버린 논문들로 산이 만들어졌다. 호기롭게 학계에 발을 들일 때의 열정부터 성공을 위해 샛별 같은 후배의 자료를 훔쳐 쓴 추악함까지 잿빛 종잇조각에 불가해졌다. 나의 무의미한 인생을 모두 담은 논문들이지만, 오늘이 지나면 필요하지 않았다. 말을 안 듣던 고물 트럭도 경주마처럼 호쾌하게 울며 단번에 시동이 걸렸다. 어느새 도로에는 어스름하게 황혼이 깔렸다. 지평선의 아스라한 끝자락에 물색 바다가 장식처럼 붙어있었다. 그 바다는 황혼 녘엔 어둑하고 스산해 보였다. 어김없이 험준한 도로 너머에서 짠 내 섞인 해풍이 불어왔다. 오늘 같은 날도 변두리 연구소 근처 도로는 해풍 말고는 찾아오는 이가 없다. 아버지의 장례식도 오늘처럼 ..
문화예술교육/십분발휘짧은소설 공모전 · 2021. 10. 22. 09:05
어느 배우 권순학 영화사 조명부에서 근무하던 시절의 일이다. 지금 보면 반짝하고 사라진 수준이었지만 문십수라고 나이는 나랑 동갑이었던 배우의 마지막 영화를 우리 회사에서 제작했다. 이 흔치 않은 이름은 예명이 아닌 본명이었는데 부모가 결혼 10년 만에 낳은 자식이라서 그렇게 지었다고 한다. 선하고 깔끔한 인상 덕분에 선역으로만 섭외되던 이 배우는 우리 회사에서 삼류 건달의 파란만장한 삶을 소재로 영화를 제작 중이라는 소식을 듣고는 직접 회사까지 찾아와 주인공 배역을 자신에게 달라고 요구했다. 지금껏 선역만 연기하던 배우가 성공을 위해 피도 눈물도 없이 배신만 일삼다가 몰락하는 삼류 건달 역할을 맡겠다고 나서니 사장은 영 미심쩍다는 눈으로 십수를 보며 말했다. “십수 씨가 연기 잘하는 배우라는 건 알아. ..
문화예술교육/십분발휘짧은소설 공모전 · 2021. 10. 3. 11:46
1,2회 표지는 내가 만들었다. 3,4회 표지는 Plattte에서 맡아주셨다. 5회 표지는 woong 님이. "따듯한 느낌을 원하세요, 차가운 느낌을 원하세요?" 묻기에 "따듯한 거요!" 부드럽고 세련되고... 가히 독보적인 디자인이라고 생각함. 무엇보다 수상작가와 작품 제목이 크게 인쇄된 것이 마음에 든다.♥ 1차 시안을 나는 대번에 OK했는데 프린트 해서 보니 제목이 잘 살지 않는다는 의견이 있어 디자이너 님과의 열흘 넘은 소통 끝에 와아!!! 저는 가운데 노란색 컬러로 바로 낙점! 이것으로 최종 결정되었습니다. 오늘에야 인쇄소에 넘겼어요.^^
문화예술교육/십분발휘짧은소설 공모전 · 2021. 9. 14. 22:18
* 응모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시상식과 수상소감 등 추가 원고에 대해서는 개별 메일 드리겠습니다. *제5회 짧은소설 공모전 수상자* .권순학_어느 배우 .김서연_이보영작가의 소설 낭독회 .김은성_개복치 .김이상희_로보 .나예빈_탭트라 .전새벽_슈킹치킨 .정지영_我想你! .정진호_몽상 .키치잭_바리스타의 생존전략 .하정주_오늘의 운세도 괜찮습니다 (가나다순) #심사위원 이재은_소설가, 마음만만연구소 운영 청산별곡_나비날다책방 대표 정지은_문화평론가 *최종 심사는 9월 13일 월요일 오후 1시, 마음만만연구소에서 열렸습니다. 저와 청산별곡 님, 정지은 님이 함께 해주셨습니다. 큰 의견 차이 없이, 대체로 따듯한 감상을 나누면서 수상자를 선정한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열 편만 뽑아야 하는..
문화예술교육/십분발휘짧은소설 공모전 · 2021. 8. 30. 12:37
안녕하세요, 십분발휘 짧은소설 공모전을 기획, 진행하고 있는 이재은입니다. 접수 및 예심을 마친 뒤 간단한 소감을 남겨봅니다. # 만나서 반가워요-첫인사의 기본 이메일을 본명으로 쓰지 않는 분이야 많지만 메일 본문에도, 원고에도 이름을 적지 않은 분이 계셨어요. 이름 없는 소설 투고라니...-_-;;; 제목 없는 소설을 보낸 분도 있고,(진짜 많아요) 자기소개에 전화번호와 주소, 학력만 쓴 분도 있는데 ‘첫인사’가 지나치게 단순 혹은 적극적인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5줄 내외의 소개를 부탁드린 이쪽의 요청을 깔끔하게 무시한 건(?) 그렇다 쳐도 11개의 숫자나 집 주소가 ‘자기소개’가 될 수 있나? 하는 의문이...-_-;;;; 지난해보다 부쩍 초중고교에 재학 중인 학생의 응모가 늘었어요. OO..
문화예술교육/십분발휘짧은소설 공모전 · 2021. 6. 4. 17:07
은 ‘#아코디언북 짧은소설 프로젝트’의 다른 이름입니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간은 ‘아코디언북 짧은소설 프로젝트’로 2020년부터는 #십분발휘 짧은소설 공모전으로 많은 분들과 만나고 있습니다. 본 공모전은 단 한 명에게 상을 주거나 금상, 은상, 동상으로 줄 세우는 방식이 아닌 열 명의 수상자가 모두 일등이 되는 다양하고 평등한 프로젝트를 지향합니다. 수상작 열 편을 단행본으로 만들어 수상의 즐거움과 동시에 저자로서의 기쁨을 함께 누립니다. A4 3-4장 분량인 #짧은소설은 문학을 향유하는 데서 그쳤던 소비자(일반인)들도 쉽게 도전할 수 있는 장르입니다. 을 통해 경계 없는 예술 실천 및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문학을 만나길 바랍니다. * 작품 응모:2021년 8월15일(자정까지) 작품 분량:2..
문화예술교육/십분발휘짧은소설 공모전 · 2020. 10. 5. 11:36
오직 남는 것 김자세 적병의 정수리를 내려치고 검을 올리는 순간 맹영孟迎의 가슴이 화살에 꿰뚫렸다. 튀어나온 활촉을 내려다보며 이게 뭐야, 하고 뇌까렸지만 다음 순간 머리가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정신이 들었을 때는 새까만 밤이었다. 가슴이 꽉 막힌 듯 숨이 쉬어지지 않았다. 맹영은 가슴께를 더듬었다. 손에 걸리는 게 없는 걸 보니 화살이 뽑혀 나간 게 분명했다. 출혈은 멎은 듯했고 아픔은 그런대로 견딜만했다. 하늘이 도왔다. 화살이 살만 찢고 나간 것이다. “이제야 깨어났군요.....” 옆에서 나는 소리에 맹영은 움찔했다. “누구냐?” “좌익 창병 진삼陳三이라고 합니다만.....” 꽤나 앳된 목소리였다. 좌익의 병졸이 왜 우익에 있는가, 중얼거리며 일어나는데 흙에서 올라온 냉기 때문인지 몸이 무겁고 뻣..
문화예술교육/십분발휘짧은소설 공모전 · 2020. 10. 5. 11:35
약속의 콕 김주욱 불이 났던 대형 쇼핑몰은 전면적인 재단장에 들어갔다. 공사 전에 죽음의 그림자가 가득한 대형 쇼핑몰을 밀착 취재한 동영상이 떴다. 그 동영상은 엄청난 조회로 화제가 되었다. 상점이 철수한 자리엔 휘어진 철근, 깨진 유리 조각이 바닥에 가득하고 어지럽게 늘어진 전선들이 뒤엉켜 있었다. 텅 빈 쇼핑몰은 새로운 사업자를 찾지 못하고 몇 년간 버려졌다. 지붕이 무너져 내린 공간에 웅덩이가 생겼고 빗물이 고였다. 음산한 웅덩이에 해충이 들끓자 누군가 그곳에 물고기를 풀었다. 물고기가 번식하여 대형 수족관이 되었다. 그곳을 헤엄치는 물고기는 햇빛을 보지 못해서인지 하나같이 진한 이끼 색이었다. 물고기들은 배고픈 괴물처럼 천천히 움직이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그중 한 마리는 흰색과 낙타색 얼룩무늬였..
문화예술교육/십분발휘짧은소설 공모전 · 2020. 10. 5. 11:33
문득 씨와 친구 정제광 친구는 오지 않을 것이다. 문득 씨는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친구는 이제 이 나라에 없으니까. 하지만 문득 씨는 문득 친구가 저 덜컹거리는 문을 밀고 들어올 것만 같다고 생각했다. 문이 열리기 전에는 계단을 밟고 올라오는 소리가 들리겠지? 계단 밟는 소리가 들리기 전에는 텅 빈 골목을 울리는 발자국 소리가 들릴 테고. 어쩌면 골목 입구에 누워 있는 맨홀 뚜껑을 밟아 소리를 낼지도 몰라. 하지만 문득 씨는 더 이상 상상할 수 없었다. 골목 밖에 있는 여러 갈래의 길 가운데서 친구가 어느 길로 오는지는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마 친구는 매번 다른 길로 문득 씨네 집에 왔을 것이다. 친구는 여기저기 잘도 돌아다녔다. 자기 집에 있다가 곧바로 문득 씨에게 놀러오는 날도 있었지만 엉..
문화예술교육/십분발휘짧은소설 공모전 · 2020. 10. 5. 11:32
마음의 색조 신보람 —더는 곤란합니다. 의사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저도 곤란합니다. 남자도 고개를 가로젓고 말했다. —제발 부탁드립니다, 선생님. 의사가 기록을 확인하며 말했다. —하지만 벌써 여러 차례 시술받지 않으셨습니까. 오전에도 중요한 회의가 있다는 사유를 들어, 저조한 기분으로 인한 잿빛 피부를 말끔한 순백색으로 바꾸셨지요. —정말 중요한 회의였으니까요. 하지만……. —아시다시피 지나치게 자주 인위적으로 몸의 색을 변화시켰다간 건강에 치명적인 위험을, 경우에 따라서는 불치의 피부암까지도 초래할 수 있습니다. 거듭 권고 드립니다만, 피부 빛이 자연스러운 흐름에 따라 달라지도록 가만히 두셔야 합니다. 기쁠 때는—사람마다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햇살이 스며들어 눈부시게 부풀어 오르는 구름 빛으로, 즐..
문화예술교육/십분발휘짧은소설 공모전 · 2020. 10. 5. 11:28
드라이브 강승체 어두운 밤길의 드라이브. 이것은 정말 무섭다. 잠시 잊고 있다가도, 가로등 불빛 하나 없는 길을 운전해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 금세 으스스해지고 만다. 나는 모종의 이유로 인해 어쩔 수 없이 그런 밤길을 운전해 가고 있는 중이었다. 무서움을 달래기 위해 라디오를 켜니, 기상 캐스터가 내가 있는 지역에 곧 비가 올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자 아니나 다를까 얼마 지나지 않아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밤이지만 먹구름이 하늘을 덮자 세상은 더욱 깜깜해졌다. 마치 까마귀 백 마리를 삶아놓은 가마솥 안에 들어와 있는 듯한 기분이다. 한 줄기 희망이던 헤드라이트의 불빛마저 빗줄기에 거의 묻혀버렸다. 여러모로 암울한 상태였다. 그때 어디서 튀어나왔는지 알 수 없는 귀신 한 마리가 내 눈앞에 나타났다. ..
문화예술교육/십분발휘짧은소설 공모전 · 2020. 10. 5. 11:21
납치 김원태 킁킁, 독특하면서도 무서운 냄새가 폐부를 찔렀다. 어디선가 맡아본 냄새인데 기억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기분 나쁘고 등골이 오싹해지는 냄새였다. 그 덕에 억지로 눈을 뜰 수 있었다. 눈꺼풀이 무거웠다. 머리도 어지럽다. 몸을 움직이는 게 힘들다. 의지와 상관없이 자꾸 졸음이 온다. 내가 어느새 잠이 들었지? 이상하다... 기억이 없다. [욱씬] 귀 뒤가 아프다. 손을 대보니 붕대가 만져졌다. 고통 때문에 잠이 조금씩 달아났다. 엎드려 있던 몸을 일으켜 앉아 주변을 둘러보니 처음 보는 곳이었다.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둘러보니 어둠뿐이었다. 창문 하나 없는 방이라니 혼잣말을 내뱉으며 몸을 일으켜 천장을 바라보았다. 서 있는 상태인데도 꽤 나 높았다. 주변은 장애물 하나 없이 넓은 무(無)의 공간이었..
문화예술교육/십분발휘짧은소설 공모전 · 2020. 10. 5. 11:19
나무들 유승민 * 나무들이 자라기 시작했다. 물론 나무들은 항상 자라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 성장이 체감될 정도로 빠르게 자라나고 있으니 경우가 달랐다. 나무들은 무서운 속도로 자라났다. 구름의 움직임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나무가 자라나는 것 또한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아침에도 한낮에도 거리는 어두웠다. 나무가 심어져 있지 않은 땅도 있었으므로 완전히 햇빛이 안 드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나무들이 울창해지면서 그늘로 뒤덮인 땅의 면적은 무척 넓어졌고, 그 응달에 뿌리를 내린 대부분의 작은 식물들은 햇빛을 못 받아 시들어 가기 시작했다. 위의 나무들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무성한데 땅 위는 죽어가는 기이한 광경이었다. * 윤희는 책상 앞에서 창밖을 내다보았다. 창문이 애매한 높이에..
문화예술교육/십분발휘짧은소설 공모전 · 2020. 10. 5. 11:17
수철 씨의 명함 김바다 수철 씨가 조심스레 손바닥을 폈다. 펴는 순간 알았다. 거기에 그건 없다. 언젠가부터 보이기 시작한 그 날벌레. 아무리 잡으려 해도 잡히지 않고 소리도 없지만 눈알에 붙은 듯 지독하게 따라다니는 그 벌레. 역시 이번에도 잡히지 않았다. 욱신거리도록 세게 쳐서 시뻘게진 손바닥을 비웃기라도 하듯 날벌레는 거기에서 평화로이 떠돌고 있었다. 몇 달째 반복되는 좌절감에 수철 씨는 이를 악물고 간신히 비명처럼 터져 나오려는 괴성을 억눌렀다. 가슴에 쌓인 화가 갈 곳을 찾고 있었다. 도대체 언제부터 이렇게 많은 벌레가 생긴 걸까? 그리고 떠올랐다. 이 벌레를 처음 본 것은 옆집 여자의 화분에서였다. 수철 씨는 여전히 화끈거리는 손바닥을 있지도 않은 벌레를 죽일 듯한 기세로 단단히 말아쥐었다. ..
문화예술교육/십분발휘짧은소설 공모전 · 2020. 8. 20. 18:33
1차 심사를 마치고 세 분의 심사위원에게 검토 원고를 넘겼습니다. 최종심사는 9월 초에 할 예정이에요.
소설,글쓰기강의/소설, 에세이,자서전 · 2020. 8. 17. 13:39
실시간zoom을 이용한 온라인 소설쓰기 강좌입니다. 초고를 제출한 뒤 읽고 합평하는 방식이 아닌, 첫 문장부터 함께 시작하는 강좌입니다. 매 시간 이론과 글쓰기 활동, 토론이 병행됩니다. **zoom접속은 노트북으로 부탁드립니다.(실시간 글쓰기 후 참여자 글 공유) 일정 : 9월 2일 수요일 개강. 오후8시-10시 zoom 접속 수강료 : 총8회 24만원(카카오뱅크 3333-11-1846849) 문의 및 신청 : dimfgogo@gmail.com(입금 후 메일 보내주세요) -진행일정- 1차시 : 인물 만들기 / 어떤 글을 쓸까 2차시 : 플롯 짜기 / 덩어리 만들기 3차시 : 텍스트 읽기(시점과 화자) / 에피소드 쓰기 4차시 : 텍스트 읽기(갈등과 플롯) / 에피소드 수정하기 5차시 : 초고 발표하기(..
문화예술교육/십분발휘짧은소설 공모전 · 2020. 8. 16. 01:28
8월15일 자정에 마감했습니다.몇 분 초과돼서 수신한 메일은 포함했고요,총 236편 중 1편은 며칠 전에 취소, 235편 접수되었습니다.엽서시, 위비티, 씽굿 공모전 등록,인천in, 경인일보, 문학뉴스 언론 홍보,인천문화재단 우주인 프로젝트 선정 덕분인지 올해 가장 많은 원고가 들어왔어요. 읽으려면 시간 좀 걸리겠네요^^;;;;
문화예술교육/십분발휘짧은소설 공모전 · 2020. 8. 10. 14:10
* 밝고 희망찬 이야기보다는 세상에 존재하지만 잘 보이지 않는 슬픔과 감춰진 가벼운 우울감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은 작가 지망생입니다. * 글을 쓰는 행위 자체에 큰 재미나 영감을 얻거나 따위는 하지 않지만 죽기 전에 해내고 싶은 일이라던가 즉 거창하게 그리고 거칠게 표현해보자면 죽기 전에 글 다운 글 그러니까 책을 쓰고 죽고 싶더라고요. 그래서 지속적으로 글을 작성하고 있습니다. * 스쳐 지나가는 바람같이 머릿속에 잠깐 출현하는 발상들을 귀한 진주처럼 꿰매어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하기를 좋아하는 생각 많은 소년입니다. * 소설부터 수필, 시 등 다양한 분야의 글을 써봤지만, 짧은 소설은 처음 도전해봅니다. 글쓰기야말로 삭막한 현실을 밝혀주고 앞으로 나아가게 만드는 등불이라고 생각하며, 독자들이 충분히 공감..
문화예술교육/십분발휘짧은소설 공모전 · 2020. 8. 10. 01:12
지난여름, 내가 운영하는 강좌 뒤풀이에서 짧은 설전(?)이 있었다. A: 왜 합평 원고를 pdf로 보내죠? 누가 긁어서 어디다 올릴까 봐 불안하셨나? 강사: 요즘 pdf를 텍스트로 변환하는 거 얼마나 쉬운데... 설마 그런 것 때문에 pdf로 보냈을까. A: 전 프린트 한 뒤에 바로바로 지우거든요? 다른 사람 작품 폴더에 보관 안 해요. 그런데도 pdf로 받으면 불쾌하더라고요. B: 그런 생각을 하실 줄 꿈에도 몰랐네요. 기본적으로 아래한글 프로그램이 없는 사람도 있고(저만 해도 그래요) 그들을 배려해서 pdf로 보낸 거예요. 저도 다른 사람 작품 읽으려고 한글 뷰어 설치했거든요. A: 아무튼 전 pdf로 보내는 거 싫더라고요. 강사: 전 두 분의 처지가 다 이해됩니다! 다음 강좌에서는 시작하기 전에 아..
문화예술교육/십분발휘짧은소설 공모전 · 2020. 5. 31. 01:00
지난 3년 간 마음만만 연구소와 나비날다 책방이 공동 주최했던 가 올해 으로 새롭게 시작합니다. ‘아코디언북’은 참신한 타이틀이었으나 책이라는 물성을 ‘아코디언’의 프레임에 가두는 듯한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또 ‘프로젝트’라는 이름을 ‘공모전’으로 바꿔 꾸준히 이어갈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놓고자 합니다. A4 3-4장 분량의 짧은소설을 공모하고, 수상작 열 편을 선정해 단행본으로 만드는 방식은 기존과 동일합니다. 기쁜 소식!올해는 인천문화재단 우주인 프로젝트 지원을 받게 되었습니다. 사이트 방문해서 선정 내용 확인하기(클릭) 프로젝트 지원서에 적었던 내용 일부입니다. "독서가 취미인 사람들이 평론가나 서평가가 되려고 책을 읽는 것이 아니듯 모든 사람이 소설가나 수필가가 되기 위해 글을 쓰는 건 아니다. ..
1인문화예술공간(운영자 이재은) 글쓰기및소설강좌문의 dimfgog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