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십분발휘 짧은소설 공모전을 기획, 진행하고 있는 이재은입니다.
접수 및 예심을 마친 뒤 간단한 소감을 남겨봅니다.
# 만나서 반가워요-첫인사의 기본
이메일을 본명으로 쓰지 않는 분이야 많지만 메일 본문에도, 원고에도 이름을 적지 않은 분이 계셨어요. 이름 없는 소설 투고라니...-_-;;;
제목 없는 소설을 보낸 분도 있고,(진짜 많아요)
자기소개에 전화번호와 주소, 학력만 쓴 분도 있는데 ‘첫인사’가 지나치게 단순 혹은 적극적인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5줄 내외의 소개를 부탁드린 이쪽의 요청을 깔끔하게 무시한 건(?) 그렇다 쳐도 11개의 숫자나 집 주소가 ‘자기소개’가 될 수 있나? 하는 의문이...-_-;;;;
지난해보다 부쩍 초중고교에 재학 중인 학생의 응모가 늘었어요.
OO초등학교 6학년 1반에 다니고 있다는 학생의 자기소개 중 : “어릴 때부터 작가의 꿈을 키워 왔고 6학년이 되었을 때 여기저기 공모전을 찾기 시작했어요. 단행본을 출간해준다는 블로그를 보고 응모하게 되었어요. 작가가 되어서 지친 사람들에게 마음의 위로를 주고……” 십분발휘 수상작품집이 ISBN을 받아 정식 출판되는 책은 아니지만 ‘책’이라는 이유로 힘을 줄 수 있다면 그보다 기쁜 일은 없겠네요.
숙제와 시험 준비를 하며 사는 중학교 3학년 여학생의 자기소개도 인상적이었어요. “국어와 과학을 좋아하지만 영어와 수학 공부에 바쁩니다. 미래에 대해 생각할 것이 많은 나이인 만큼 잡생각도 많고 단어 하나에 꽂혀 한 단어만 몇 분 동안 발음하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멋지지 않나요? 공모전에 관심 가져 주어서 정말 고마워요:)
개인적으로 가장 끌렸던 자기소개의 첫 문장은 이것입니다. “8살 먹은 고양이를 키우고 있고 밤에는 술을 마십니다.” 저도 술을 좋아해서...
생각나서 적은 것일 뿐 예심 통과 여부와는 관련 없음을 알려드립니다(죄송합니다).
# 우리는 30매 내외(A4 3-4장)의 짧은소설을 공모합니다
“방학에 학원만 다니기는 좀 억울해서 틈틈이 쓴” 소설을 제출한 한 중학생의 글은 70매였어요. “인생에 정말 길이라는 게 있을까. 그저 존재와 방향을 착각하는 그것일지도 모른다.”라는 문장을 쓸 줄 아는 학생이었지만 기준 매수를 과하게 초과했더라고요. 중학생이 이렇게 잘 쓴다고? 글의 밀도와 인물에 대한 집중력에 깜짝 놀랐습니다. 정진하면 앞으로 좋은 글을 쓸 수 있을 거라고 진심으로 믿어요.
“죽음이 가까이 왔다. 내 명은 다했다. 몇 달째 계속 음식을 먹지 못하고 있다.”로 시작하는 인상적인 소설 역시 69매로 응모 기준에서 벗어나 있었습니다. 왕양명의 깨달은 순간을 소설화 하려고 하다 보니 길어졌다고 원고 말미에 밝히셨지만 아쉽게도 후보작으로 올릴 수 없었어요.
# 알려드려요
-원고 상단에는 제목을 적어주세요.
-문단의 기본은 가운데 정열이 아니라 양쪽 정열입니다.
-의외로 많은 분들이 줄글 하나를 한 문단으로 쓰고 있는데 의도적인 건지 실수인 건지 모르겠어요. ‘스마트폰 읽기’의 영향일까요. 아니면 웹소설?
-공모전 원고 제출은 다른 설명이 없는 한 (붉은 칸이 그어진 원고지가 아니라) ‘줄간격160%-글자크기10pt-명조체’를 설정한 A4 사이즈 양식입니다.
#
총 149편의 응모작 중 19편의 작품을 본심에 올렸습니다.
본심 심사는 9월 13일에 진행됩니다.
-이재은(소설가. 마음만만연구소 운영)
-청산별곡(나비날다 책방 대표)
-정지은(문화평론가)
수상자가 선정되면 개별 연락 후 2021년 9월 15일에 발표할 예정이에요.
이때 시상식 관련 내용도 함께 공지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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