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일상/여행과생활 · 2017. 9. 6. 17:29
일몰 후의 모습은 이렇고... 지난주말에는 소설 쓰는 친구가 놀러왔었다. 원주역까지 바래다주었고... 우리는 이러고 놀았다... 별칭을 짓고그런 이유에 대한 리스트를 만들고 차를 마시고새벽까지 술잔을 놓고 앉아있었다. 토지문화관 도서관은 이런 모습이고 매월 첫째주 화요일에 열리는 매지리의 밤(입주작가들 소개도 하고해외작가들의 작품도 보고) 싱가폴에서 온 릴라중국계 미국인이자 싱가폴 남편을 만나 싱가폴에서 살고 있는 유옌남인도에서 온 수끄무하르. 셋 다 글을 쓰고, 번역을 한다. 내 방 테라스 풍경이따금 빗방울이 톡톡. 점심 먹고 커피를 마셨다. 가을이 깊어지면 푸름이 붉어지겠지. 언니가 떠나기 전 이곳에서 술을 마시기로 약속했다. "여기에 스크린 쳐놓고 영화보면 좋겠다." 오늘 오후.매지관 502호. 저..
작가의일상/여행과생활 · 2017. 9. 6. 17:18
촬영, 영상, 시나리오를 맡은 축제 준비단의 일원이었다...라고 하기에는 너무 한 게 없지만이날은 하루종일 열심히 찍었다, 바라봤다, 포착했다.찾았고, 부탁했고, 기다렸고, 말을 걸었다. 밤이 되니 흥이 올랐고, 자리를 지킨 사람들은 행복해보였다.
작가의일상/여행과생활 · 2017. 8. 14. 00:28
라다크는 내게 말을 걸지 않고기이한 풍경만 보여주고 있다. 나는 단번에 수동적인 여행자가 되었고누구에게도 다정하게 말 붙이지 않은 채눈에 보이는 것에 시선을 뺏기고 있다. 그러니까황갈색 돌산의 옆구리를 깎아 만든 꼬불꼬불한 길이라든지,산 뒤에서 슬며시 나타나는 맑고 따가운 햇살,비유가 사족이 되는 선명한 파란 하늘,양떼가 뀌어놓은 방귀 같고, 집 밖을 떠도는 찬란한 솜뭉치 같은 구름을보고 또 보면서감탄에 빠져 있다. 생산적인 삶을 살아야한다는 강박은 여행지에서도 여전해서나는 거의 말이 없다. 들어주는 일과 질문의 답변에는 성실하지만감동받은 기색이라든가흥분한 음색을 좀처럼 드러내지 않는다. 처음에는 잘 보이고 싶은 마음이 없지 않았다. 어쨌든 관계는 중요하니까.여행 5일차쯤 됐나...편한 누군가와 마주앉..
작가의일상/여행과생활 · 2017. 7. 27. 12:55
라다크 가서 내 현재 삶을 반성하고 오겠다고 했더니 열심히 살고 있으니 그런 거 하지 말라고 했다. 열심히 사는 건 틀림없는데 이따금 자괴감에 빠진다고 했더니 술을 더 마시라고 했다. 고추장과 깻잎, 누룽지 대신 소주와 참치, 육포를 샀는데 그러길 잘한 것 같다. 은 새 책으로 다시 샀고 선물용 3색 볼펜 한 다스. 무리해서 DSLR 가져가는데 메모리는 달랑 16기가 하나. 아껴 담아와야지. 신나게 여행을 준비해본 적이 없다. 가야하니까 간다. 이렇게 말하면 누군가 "웃기시네"라고 하겠지. "좋아서 가는 거잖아?" "가야 해요." 낯선 곳에 이따금 나를 떨어뜨려야, 여기서와는 완전히 다른 나를 만나야, '거기'서의 내 눈빛, 내 표정, 내 걸음걸이를 기억해야 한다. 나는 시간이 필요하다.
작가의일상/여행과생활 · 2017. 7. 2. 13:54
입구. 인사동1번길. 종각과 종로3가 사이. 금강제화 빌딩 끼고 인사동 골목으로 진입해서 왼쪽 골목. 내부. 이런 모습. 건물 몇 개를 이은 듯 꽤 넓고 꺾어지고 숨어들고 올라가고 내려가고 들어갔다 나왔다 하는 재미가 있었다. 작품도 작품이지만 공간이 주는 독특함이 큰 몫. 내용과 형식의 조화.(조화라는 단어가 식상하다면 경계없는 어우러짐) 이런 작품들을 보았다. 몇 개밖에 안 담았는데 정말 멋진 작품들이 많았다. 훔쳐보고 싶은 과정들. 엿듣고 싶은 생각들. 아트페어...는 판매한다는 뜻인데 미술가보다 더 가난한 문학가라 한 작품도 사지 않고. 사실 '미술작품을 사다'는 행위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언젠가는..? 그런 꿈조차 내겐 과분..
1인문화예술공간(운영자 이재은) 글쓰기및소설강좌문의 dimfgog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