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회 짧은소설 프로젝트 당선작](10) 폭탄 먼지 주의보

1인문화예술공간(인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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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탄 먼지 주의보

송재원


​1.
 처음 폭탄 먼지 피해가 발생했을 때, 뉴스에선 정부의 말을 인용해 자살 테러라고 발표했다. 사람들은 그 뉴스를 믿고 폭탄 먼지 피해자를 자살 테러범이라고 욕했다. 폭탄 먼지에 대해 알려지게 된 건, 6살짜리 아이가 피해자가 되면서부터였다. 피해자의 부모는 아이가 자살 테러범이 아니란 것을 밝히기 위해, 생업을 포기하고 조사를 진행했다. 얼마 후, 인기 연예인이 피해자가 되면서, 팬클럽이 아이의 부모에게 힘을 보탰다. 결국 정부는 마지못해서라는 느낌을 엄청나게 풍기며 폭탄 먼지에 대해 발표했다. 폭탄 먼지는 초미세 먼지의 새로운 진화 형태로 체내에 일정량 이상 쌓이면 알 수 없는 화학 반응을 통해 폭발 물질로 변형된다고 한다. 정부의 발표 이후, 사람들은 새로운 의문을 제시했다.​
‘폭탄 먼지의 원인이 무엇인가? 왜 인간에게서만 이런 증상이 나타나는 건가?’
​ 답변을 내놓은 건, 정부가 아닌 인터넷으로 모인 집단 지성이었다. 그들이 폭탄 먼지의 원인으로 지목한 건 신재생 에너지 제작에 사용된 물질이었다. 인간에게서만 나타나는 이유에 대해선 집단 지성과 전문가들 모두 의견이 분분했다. 실험을 진행한다면 보다 확실한 원인을 찾을 수 있었지만, 관련 실험 자체가 금지되어 버렸다. ​인터넷에서 신재생 에너지 물질 의혹과 실험 금지에 관한 영상이 급속도로 퍼져나간다. 정부는 그 영상들을 불법 영상으로 지정하고 접속을 막았다. 사람들은 정부에게 영상 막을 시간에 대책이나 내놓으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얼마 후, 정부가 폭탄 먼지와 관련된 첫 번째 대책을 내놓는다. 폭탄 먼지 수치가 50이상이면 폭탄 먼지 주의보를 발령하고, 외출을 금지한다는 내용이었다. 만약 이를 어길 경우 인간으로서의 지휘를 박탈되고 폭탄으로써 제거된다고 한다. ​폭탄 먼지 주의보가 발령되면 해당 지역에 경보음이 울린다. 이런 강제력을 가진 주의보는 두 번째다. 첫 번째는 독성 초미세 먼지 주의보가 발령될 때였다. 독성 초미세 먼지 주의보가 발령되면 외출 시에 꼭 방독 기능이 있는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이를 어길 시에는 건강 보험 자격이 박탈되고 모든 병원 이용이 금지된다. 정부는 막대한 세금을 들여 모든 국민에게 방독 마스크를 지원했다. 돈이 있는 사람들이 더 좋은 마스크를 구매하면서 버려지는 마스크들이 많았다. 이에 대한 세금 낭비 문제 제기가 있었지만 정부는 묵살했다. 지금도 계속해서 똑같은 방식으로 진행되며 세금이 낭비되고 마스크가 버려지는 중이다. ​독성 초미세 먼지가 발생했을 때와 비슷하게 폭탄 먼지도 비상 대책 위원회가 제정됐다. 왜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대책 위원장은 전문가가 아니다. 전문가가 위원장을 하길 바라는 사람들의 의견은 계속 전해지질 않고 있다. 폭탄 먼지 비상 대책 위원회가 가장 먼저 한 일은 보급된 방독면의 비리 검사였다. 폭탄 먼지가 왜 발생하는지,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는 전혀 관심이 없어 보였다. 그들은 성역 없는 방독면 비리 검사를 통해 깨끗한 세상을 만들 거라고 했다. 비리가 사라지면 폭탄 먼지도 함께 사라지는 걸까?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나 말고도 또 있었던 모양이다. 폭탄 먼지 비상 대책 위원회에 불만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계속해서 늘어나자 한 달도 지나지 않아서 조직 개편이 단행된다. 하지만 사람들이 가장 바뀌길 바란 비전문가 위원장은 그대로였다. ​조직 개편이 진행되고 폭탄 먼지의 원인이 신재생 에너지라는 내용을 인터넷에 올라온다. 조직 개편에서 밀려난 직원들이 올린 글이었다. 정부와 대책 위원회는 그들이 인사 개편에 불만을 품고 거짓말을 한 것이라며 수습하려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이 집단행동을 통해 신재생 에너지가 원인이 확률이 높다는 성명을 발표하며 수습에 실패한다. ​신재생 에너지 개발 중단을 요구하는 국민들이 목소리를 하나로 모으기 시작했다. 신재생 에너지를 개발하는 곳에선 자기들과는 상관없다는 의견을 내세우며 즉각 반발한다. 힘든 타협의 시간 끝에 예외 규정이 잔뜩 들러붙은 신재생 에너지 규제 조항이 발표된다. 신재생 에너지를 대체할 새로운 에너지에 대한 발표도 함께 진행됐는데, 딱히 대체 에너지로서의 매리트가 없다는 것이 대부분 전문가의 의견이었다. 하지만 정부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을 생각이 여전히 없어 보인다. 대체 어떻게 흘러가려는 건지, 평범한 국민인 나로서는 알 방법이 없다. 이런 생각을 할 때마다 가슴에 통증이 느껴지고 있다.


2.
​ 폭탄 먼지 비상 대책 위원회가 활동한 지 6개월이 지났다. 6개월 동안 하루가 멀다고 폭탄 먼지 주의보가 발령됐다. 집 밖을 나간 게 언제였는지 기억도 잘 나지 않는다. 이 점이 지적되자 폭탄 먼지 주의보가 발령되는 폭탄 먼지 수치를 70으로 올리는 일을 추진 중이라고 한다. 정말 이해가 되지 않는 조치다. 이해되지 않는 조치는 이것만이 아니었다. ​세금을 쏟아 부어가며 폭탄 먼지 대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전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인터넷에선 애초부터 방향성이 잘못됐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상태다. 그들의 의견은 지금 우리를 공포로 몰아넣은 폭탄 먼지가 이웃 나라에서 발생됐다는 것이다. 이웃 나라에서 신재생 관련 공장을 우리나라와 가까운 외각 지역에 지으며 문제가 발생했다고 한다. 그들의 증거로 제시한 것은 이웃 나라의 공장이 멈춘 날, 10이하로 떨어진 폭탄 먼지 수치와 공장 지역에 부는 바람의 경로에 따라 요동치는 폭탄 먼지 수치였다. 꽤 타당한 의견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은 이웃 나라에 대응해 줄 것을 정부와 폭탄 먼지 비상 대책 위원회에 요구한다. 당연한 요구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정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는지 해당 요구를 철저하게 무시하고 있다. 이웃 나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동안 시민단체와 정부, 그리고 비상 대책 위원회는 모여서 폭탄 주의보 발령 수치를 60으로 조정한다. 대부분 전문가는 오히려 폭탄 먼지 주의보 발령 수치를 30으로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몇몇 전문가가 60정도면 충분하다는 의견을 표시했고 비상 대책 위원회는 해당 의견만을 받아들인 상태다. ​6개월 만에 처음으로 폭탄 먼지 주의보 발령 횟수가 줄어들었다. 정부와 비상 대책 위원회는 이제야 관련 조치들이 성과를 보이고 있다며 자화자찬했다. 하지만 그날 뉴스에도 폭탄 먼지 때문에 폭발한 사람들의 소식이 전해졌다. 수많은 이들이 이런 뉴스를 바탕으로 폭탄 먼지 피해자들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갑자기 뉴스에서 폭탄 먼지 피해자에 대한 이야기가 사라졌다. 인터넷에 피해자에 대한 이야기를 올리는 것 막혀버린다. 정말 이대로 괜찮은 걸까? ​6개월 동안 가슴 통증이 더 심해졌다. 먼지 폭탄도 가슴 통증과 비슷한 상황인 것 같다.


3.
​ 습관적으로 켠 TV에서 비상 대책 위원회 활동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폭탄 먼지’라는 어감이 무섭기 때문에 명칭을 바꾸는 걸 추진 중이라고 한다. 위원회 대표로 나온 사람의 말을 들어보니 사람들이 폭탄 먼지라는 단어 때문에 대해 필요 이상으로 공포감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었다. 그 전문가들은 수치를 60으로 올리는 것에 동의한 사람들이다. 폭탄 먼지라는 어감 때문에 정말 공포감을 느끼는 걸까? 사람이 터져 나가는 현상이 다른 명칭을 쓰면 일어나지 않는 걸까? 아니면 덜 무서워지는 걸까? 대체 왜 이런 일을 추진하고 있는 걸까? 의문이 계속 쌓여간다. 결국 버티지 못하고 채널을 돌린다. 홈쇼핑 채널에서 체내의 폭탄 먼지 성분을 분해에 준다는 식품을 팔고 있다. 다른 홈쇼핑 채널에선 폭탄 먼지 보호 기능이 있는 옷을 판매 중이다. 또 다른 채널에선 폭탄 먼지에 관한 영화가 방송 중이다. 영화가 끝나자 폭탄 먼지를 컨셉으로 곡을 만든 아이돌이 나와서 춤을 춘다. ‘폭탄 먼지가 날 터뜨려도 널 좋아해.’ 뭐 이런 가사다. 저 노래가 요즘 1위 노래라고 한다. TV를 껐다. 그대로 잠을 자려고 누웠다. 악몽을 꿀 것만 같았다. 잠시 고민했지만 결국 그냥 다시 자기로 했다. 현실보다 더한 악몽은 없다는 것이 결론이었다.


4.
​“콰광! 콰과과과쾅! 콰과쾅!”
​ 폭발 소리에 잠에서 깼다. 지금까지 들었던 폭발 소리 중에 가장 큰 소리였다. 아무래도 근처에서 폭발이 발생한 것 같다. 창문 밖으로 연기가 올라온다. 자는 동안 혹시 폭탄 먼지 주의보가 발령된 건지 확인해 보기 위해 인터넷을 검색했다. 이 동네의 폭탄 먼지 수치는 59 보통이었다. TV를 켜고 뉴스 채널 번호를 입력한다. 폭탄 먼지 비상 대책 위원회 사람이 나와서 폭탄 먼지 명칭 변경에 대해서 열변을 토하고 있다. 그들이 원하는 명칭은 친근함을 줄 수 있는 ‘불꽃 먼지’라고 했다. 다른 뉴스 채널로 돌려본다. 이웃 나라에서 신재생 에너지 공장을 추가로 더 만든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계속 채널을 돌려봤지만 어디에서도 조금 전 이곳에서 발생한 폭발에 대한 이야기는 없다. ​TV를 끄고 다시 잠을 청해 본다. 화약 냄새가 느껴진다. 잠이 오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면 상황이 좋아질 수 있는 걸까? 죽기 전에 평범하게 밖에서 숨 쉴 수 있는 날이 다시 찾아오기는 하는 걸까? 심장 박동이 점점 빨라지면서 가슴이 답답해져 간다. 온몸이 뜨겁다. 이대로 폭발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삐이이이잉!"
​ 폭탄 먼지 주의보를 알리는 경보음이 요란하게 울리기 시작한다.


5.
​ 폭발이 일어난 곳은 아랫집이었다. 엘리베이터에서 몇 번 본적이 있는 남자였다. 가족들을 지키기 위해 폭발이 일어나는 순간 창문 밖으로 몸을 던졌다고 한다. 하지만 그 남자에 대한 이야기는 어디에도 적혀있지 않다. ​용기를 내서 인터넷에 아랫집 남자의 죽음에 대해 써서 올렸다. 30분 만에 비슷한 일을 경험했다는 댓글이 100개가 넘게 달렸다. 해당 글은 규정 미준수를 이유로 1시간 만에 삭제됐다. 문득 문제를 해결하려면 문제와 정확히 마주 봐야 한다고 했던 어린 시절 아버지님의 말씀이 떠올랐다. 폭발 먼지 비상 대책 위원회 사람들은 제대로 폭발 먼지 문제와 마주 보고 있긴 한 걸까? 아무리 찾아봐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폭탄 먼지로 죽어가고 있는 건지 정확한 내용을 알 수가 없다.


6.
​ 비상 대책 위원회의 채용 비리가 밝혀졌다. 해당 임원들의 자제들이 대부분 채용됐다고 한다. 채용 시험 관련 문제가 유출됐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결국 위원장이 이 사태를 책임을 지기 위해 사퇴한다. 소통과 청렴을 내세운 3번째 위원장은 지금까지 중에 가장 비전문가였다. 연예계 활동을 했던 그의 전공은 철학과 방송학이었다. 철학과 방송학으로 폭탄 먼지를 해결할 수 있는 걸까? 이해되지 않는 인사는 이것만이 아니었다. 자정 의지를 보이며 야심 차게 준비한 비상 대책 위원회 감사 위원에 정부 관련 SNS를 담당해오던 직원이 선정됐다. 정부의 SNS에 불만이 폭주했지만 어떤 내용인지 읽어보기도 전에 삭제됐다. 아무래도 비상 대책 위원회 감시 임무에는 이런 능력이 필요한 모양이다.


7.
​ 아무리 게시글을 지워도 시민들의 불만의 불만까지 지울 수는 없었다. 폭주하는 게시글에 정부가 소통 창구를 막아버린 날, 방독 마스크 업체 대표가 비리로 구속됐다. 정부는 이 이슈를 굉장히 크게 다뤘다. 업체를 변경하고 추가 예산을 확보해서 최고급 방독 마스크로 바꿀 거라는 내용을 발표한다. 이를 위해 들어가는 세금이 어느 정도인지는 정확히 발표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이 마스크를 바꾸는 걸로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경고했지만, 고급 방독 마스크 변경 정책은 그대로 진행 중이다.


8.
​ 체내에 쌓인 폭탄 먼지를 없애준다고 했던 물질에서 심각한 독성 성분이 검출됐다. 얼마 전 TV 홈쇼핑에서 본 제품이다. 해당 제품을 허가한 담당자는 이미 사직한 상태였고 업체 사장은 도주한 상태다. 시중에 유통 중인 물건을 전량 회수했다고 하지만, TV에선 여전히 비슷한 물건이 판매 중이다.


9.
​ 선거 기간이 돌아왔다. 너나 할 것 없이 모든 후보자들이 먼지 폭탄 관련 대책을 들고나왔다. 다들 자기를 뽑으면 무조건 좋아질 거라고 하는데, 솔직히 지금까지 나왔던 대책과 다른 건 별로 없어 보인다. TV에서 후보자들의 토론회를 방송하고 있다. 후보자들이 현재 폭탄 먼지의 심각성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토론회를 보며 저들도 심각성을 알고 있긴 알고 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폭탄 먼지 대책으로 인터넷 재택 투표가 처음으로 선정됐다. 해킹으로 인한 부정 선거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국민의 건강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정말 저들은 국민의 건강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걸까?


10.​
 투표를 하려고 했는데, 이미 누군가 내 아이디로 투표를 한 상태였다. 해당 내용을 신고하려고 했는데, 신고가 되지 않았다. 가슴에 통증이 몰려온다. 간신히 가슴의 통증을 진정시키고 TV를 켜니 당선자들이 나오고 있었다. 인터넷 투표라 바로 집계가 가능하다고 한다. 그나저나 내 아이디는 대체 누구를 투표한 걸까? 확인해 보고 싶었지만 그조차 확인되지 않는다.
​“콰쾅! 콰과쾅!”
​ 당선자가 소감을 말하려는 순간, 폭발 소리가 들렸다. 윗집이었다.


​11.
​ 폭탄 먼지 비상 대책 위원회가 폭탄 먼지 혁신 비상 대책 위원회로 이름을 바꿨다. 당선자의 공약이었다고 한다. 얼마나 혁신이 될까? 별다른 기대가 되지 않는다. 선거 관리 위원회에 미리 투표가 되어 있어서 투표를 하지 못했다고 신고를 진행했다. 전산 오류 때문에 생긴 문제였다는 답변을 받았다. 실제로 누가 대신 투표한 건 아니라고 한다. 진짜인지는 모르겠다. 인터넷에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올라왔었는데, 전부 삭제된 상태다. 이 사태를 두고 무효투표를 주장하는 이들이 있었지만, 사건 자체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으며 의혹은 커지지 못했다.


​12.
 ​폭탄 먼지 혁신 비상 대책 위원회가 출범하고 한 달이 지났다. 소리소문없이 폭탄 먼지 주의보 수치가 70으로 올랐다고 한다. 사람들이 불만을 표시하자 인수인계 과정에서 생긴 소통의 문제라고 발표했다. 소통의 문제가 계속 진행 중인 건지, 폭탄 먼지 주의보 수치는 70에서 내려올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 ​새롭게 꾸려진 폭탄 먼지 혁신 비상 대책 위원회 위원장은 전문가다. 전문가이긴 한데, 폭탄 주의보 수치 60을 주장했던 인물이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그를 인정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콰쾅! 콰콰콰쾅! 콰쾅”
​ 폭발 소리가 들린다. 앞집이다. 이번에도 경보음은 울리지 않았다. 가슴이 진정되질 않는다. 문득 폭탄 먼지가 가득한 집 앞을 걷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제대로 옷도 챙겨 입지 않고 집 밖으로 나갔다. 문을 잠그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뿌옇게 펼쳐진 폭탄 먼지 속으로 그냥 걸었다. 아마도 이것이 나의 마지막 외출일 것이다.

-끝-

* 수상자 열 명의 작품이 모두 실린 <제3회 아코디언북 짧은소설 프로젝트> 수상작품집은 인천 배다리 '나비날다책방'에서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혹은 dimfgogo@gmail.com로 문의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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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_재은

1인문화예술공간(운영자 이재은) 글쓰기및소설강좌문의 dimfgog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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