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아코디언북 짧은소설 프로젝트 시상식 잘 마쳤습니다

1인문화예술공간(인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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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19일 오후 두 시 배다리 요일가게_다괜찮아에서 시상식이 열렸다. 여유있게 도착해서 얌전히 앉아 수상작가들을 기다릴 수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오전 강의 때문에 그럴 수가 없었다. 앤이 일찍 가서 준비하고 있겠다고 했는데 안심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떠맡기는 것 같은 미안함에 강의 하면서도 안절부절. 평소보다 20분 빨리 끝내고 달려왔네.

지난해까지는 만국시장 플리마켓 부스 한 켠에서 선물 주고 사진 찍은 게 (거의) 다였고 먼 발걸음 하신 분들 빨리 보내는 게 죄송스러워 마음이 쓰였었다. 청산별곡 님과 상의 끝에 이번엔 이야기 나눌 공간을 마련하기로 했고 청산 님의 도움으로 커피까지 지원받을 수 있었다.



1,2회에 이어 이번에도 수상작 열 편의 소설 앞부분을 담은 플래카드를 만들었다. 어설프지만 작품집 포장. 색깔 띠지 두른 게 전부지만-_-;;;



시상식은 어떻게 진행해야 하지? 걱정이 태산이었던 나는 전날 부랴부랴 1분짜리 영상을 만들었고, 결과는 망...했다. 노트북에 윈도우 미디어 플레이어가 없어서 아무거나(응?) 다운받았는데 1,2회 프로젝트 사진이랑 음악 때려넣은 뒤 저장하고 나니 무료라고 영상 중간에 굵은 줄이 생기네? 아무리 무료로 쓴다고해도 그렇게 크게 화면을 가려버리면 ㅜㅜ 원래는 이참에 유튜브에 영상 하나 올려둘까 했지만 무슨 허리벨트도 아니고 떡 하니 화면 중앙을 가려버리는 영상은 도저히 민망해서 못 (올리고) 보여주겠다 싶어 그렇다면 작업 파일에서 미리보기를 눌러 보여주자 했는데... 웬걸? 외장하드로 작업하고 외장하드 집에 놓고가서 현장에서 에러 메시지 수십 개. 망...할. 민망하지만 어쩌리. 그냥 두껍게 벨트 두른 영상 틀었....(끄응)



나는 말이 빠른데 긴장하면 더 빠르고... 무슨 말을 지껄였는지 모르겠다. 심사위원 소개한 뒤 청산별곡 님, 전앤 님이 한 마디씩 할 때 ‘어? 내가 저 말 내가 하려고 했는데’ ㅋㅋㅋ (나보다 똑똑한 분들과 함께 해서 다행이다...)



1회부터 함께 해준 고마운 분들. 아쉽게도 웨스트우드 님은 참석하지 못했다. 전앤, 청산별곡, 나.


​​​​​​​​​​
수상자 열 명 중 아홉 명이나 와서 감격!(늦게 오신 분도 있지만...) 그리고 그들과 함께 한 대화의 시간... 나는 길어야 한 시간 예상했다. 아무리 ‘짧은소설 프로젝트’라는 공통화제가 있다해도 처음 본 사람들과 얼마나 이야기할 수 있겠어? 하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이게 웬일. 두 시간을 훌쩍 넘길 때까지 질문과 대답이 오가고...

솔직히 나, 너무 힘들었다... 오바하고 촐싹거리고 과하게 맞장구 치고 질문 짜내고 눈 마주치고... 나 엄청 노력했다구!!! 진짜 내성적인 성격인데, 말 많이 한 날은 밤새도록 내가 한 말 복기하면서 후회하는데... 아아 내가 왜 이런 판을 벌렸던가! 차분하게, 흥분하지 않고 호감을 주는 인간상은 나랑은 거리가 멀어도 한참 먼 것이다...(흑흑)

그러나 이날 내가 들은 제안과 의견, 건의와 칭찬, 배려의 말들은 얼마나 귀한지!!
사실 프로젝트 진행, 유지하는 거 너무 부담이고... 그래서 내년 한 해 쉴까 하는 마음도 있었다. 옆에서 도와주는 사람들에게 고마우면서도 미안한 마음이 가장 컸고... 심기가 편치 않았다. 재미로 하는 것&대가를 받는 것 사이에서의 갈등을 내가 왜 모르겠는가. 의미도 좋지만 삶도 있고 우정도 좋지만 자존심도 있는 것.
반면 판을 좀 키워서 신인+기존작가 소설을 함께 실으면
어떨까도 생각해봤다. 내 에너지와 운영자금은 생각도 안 하고...흐.

“없어지면 안 된다. 계속 해달라! 무척 좋은 공모전이라고 생각한다.”
따뜻한 응원의 목소리가 요일가게를 가득 채웠다.

“내게는 20만원의 상금이 20억처럼 느껴져요. 공모전에 수없이 응모했는데 이번이 첫 당선이거든요.”

“시와 동화, 동시를 쓰지만 종국에는 소설을 쓰고 싶습니다. 그 첫발을 뗀 것 같아서 좋아요.”

“여름에 부모님과 약속한 게 있어요. 일 년 안에 작은 성과를 보여주면 저의 글쓰기를 지지해주시기로 했어요. 그런데 이 상을 받았습니다.”

“이번에도 안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앞에 두 장 읽고 버릴 줄 알았는데...”

그밖에 질문과 생각들....

“내 작품이 왜 뽑혔나요?”

“작가님은 소설을 어떻게 쓰시나요?”

“응모작을 다 읽으신다는 것에 놀랐습니다.”

“역사물 외엔 관심이 없어요. 그런데 사람들이 안 좋아하는 것 같아요.”

“전 당선될 줄 알았어요. 응모작이 별로 없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다음 번에는 수상소감뿐만 아니라 그 소설을 어떻게 쓰게 됐는지, 작가노트 같은 걸 같이 실으면 좋을 것 같아요. 그러면 소설을 쓰고자 하는 사람들이 읽고 도움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요. 제목은 어떻게 이렇게 짓게 됐는지 등등을 설명해도 되고요.”

멀리 전주에서 오신 김완수 님과 시상식 후 저녁을 쏘신 김경훈 님께 특별히 감사드립니다:) 음료박스를 들고 오신 인구완 님, 늦게 오셔서 이야기를 많이 못 나눠서 아쉽습니다. 다음에 기회 되면 또 만나요:)



덧. 집에 오는데 흥분이 가시질 않아서 명상 음악 플레이하고 씻고 나선 맨 정신으론 잠들지 못할 것 같아 소주 들이켰네... 아 인생 뭘까. 문학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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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_재은

1인문화예술공간(운영자 이재은) 글쓰기및소설강좌문의 dimfgog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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