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적 요소가 많이 담긴 작품,
천쓰홍은 대만 출신으로 20대에 독일로 가서 현재는 베를린 거주 중.
이 소설은 '고향'으로 돌아가는 얘기. 대만의 용징이라는 곳. 대도시는 아닌 듯.
천쓰홍은 9남매 중 막내.
이 소설의 핵심 인물인 천텐홍은 7남매 중 막내.(누나 5, 형, 본인)
마지막으로
이 소설에는 '게이 정체성'을 가진 주인공이 나온다.
천텐홍이라는 인물이 사랑하는, 독일에서 만난 남자 T
소설에는 텐홍이 T를 죽이고 교도소에서 복역하고 출소한 걸로 나오는데
왜 T를 죽였을까?가 플롯의 중심을 잡고 있다.
반복해서, 점진적으로 T와의 갈등을 보여주다가 뒷부분에서 말하자면 '살인' 장면이 나오는데
글쎄, 이런 식일지 몰라서 당황했달까. 나치 이슈와 약물 중독이라는 설정에 사랑이 묻힌 느낌.
게이를 떠나, 연인이고, 사랑이었다는 얘기를 길게 할 줄 알았는데 세세하게 표현하지 않았다.
연애소설이 아니라는 건가.
텐홍의 중심에 T가 있을 뿐 이야기는 고향 땅(귀신들의 땅)과 가족들,
주변 사람들을 다양하게 보여준다. 자유롭고 정신없게.
사실 그게 이 소설의 매력이기는 하다.
이야기를 장악하는 힘이 있고, 과거 현재 미래로 사건을 오가는 여유가 돋보인다.
인물을 다루는 방식은 액티브.(올드하다고 말하는 이도 있었는데 나는 그걸 매력적인, 천쓰홍만의 문장으로 잘 살렸다고 생각한다)
다시 말하면
한 가족의 이야기이자 장소(땅, 고향, 집, 시절)에 대한 이야기.
아, 천쓰홍 작가는 1976년생.
모임하면서 대만에 대해 알아보니
네덜란드, 스페인, 중국, 일본의 식민지였더라. 중국, 일본만 알았지 앞의 두 나라는 몰랐다.
면적은 대한민국의 3분의 1.
그래도 한 번 여행한 경험이 있어선지 머릿속에서 좀 더 실감나게 소설의 분위기를 살릴 수 있었다.
책은 총 40개의 챕터로 돼있는데 각 챕터의 초점화자가 다르다.
누나도 5명이나 되고, 아버지도 있고... 그래서 정신없다고 느낀 사람도 있을 터.
그래서 나는 매번 첫째 누나구나, 셋째 누나 이야기가 다시 시작되네, 체크하면서 읽었다.
마지막은 좀 아쉬웠다.
특히 아버지, 어머니의 비밀과 갑작스런 출현이.
반전을 노린 건가? 이 소설의 맥락에서 보면 그리 이상할 것도 없으려나?
내가 너무 진지한 결말을 기대했는지도.
(한편으로는 거칠고, 불친절한 소설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지금 이 글을 쓰면서 든다)
캐릭터의 힘이 대단하고,
가히 압도적인 분위기(문체적 힘)에,
자유로운 플롯을 지닌 작품.(아주 긴 문학적 수다를 들은 느낌이기도)
대만 작가의 소설을 읽는 경험이 새롭고 좋았다.
*나는 별 세 개 반.
*이 작가의 다른 작품을 읽고 싶냐고 묻는다면, 아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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