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 하나
3주 전인가, 오후에 카톡이 왔는데 첫 멘트가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성함을 보니 당연히 알겠고, 무려… 모 지역문화재단 대표였던 분. 직책 맡기 전에도 건너건너 이름은 알고 있었는데 내가 문화재단에서 소설 강의할 때 강의실에 참관(?) 오신 적 있었다. 소설 말고 다른 프로그램 할 때도 그렇게 애정을(애정 맞아?ㅋㅋ) 보였는지 모르겠으나 아무튼 그때 명함 주고 받으며 인사 나눴다. 지난해 봄의 일. 이전에도, 그 이후에도 마주친 일 없었는데 갑자기 카톡이 온 것. 그리하여 통화를 하게 됐고 내용인 즉슨
인천시에서 독서문화(?)관련해서 멤버를 모집하는데 나를 추천했다고. ‘여성+청년’이 키워드.
네? 저… 앞에는 해당하는데 뒤에는 아닌 것 같아요.
네?
아… 죄송하지만 제가 청년이 아니어서.
선생님이요? 몇 년생이신데요?
저 19OO년이요…
네???? 그렇게 많아요? 상상도 못 했어요. 그나저나 동안이시네요.
네? 아니에요. 그때 멀리서 보셔서 그럴 거예요.
아니요, 멀리서 보긴. 동안이세요.
흑흑, 말씀은 너무 감사합니다.(민망) 나중에 ’나이 많은 사람’이 필요한 일이 생기거든 다시 연락주세요. 흑흑
*에피소드 둘
요즘 학교에서 한창 학생 작품 합평을 하고 있다. 미리 소설을 읽는데 거기
”삼십 대 후반의 여자는 비 오면 무릎이 쑤신다.”라는 문장이 있는 게 아닌가.
뭐라고? 30대 후반에 무릎이 쑤신다고? 나 40대 후반인데 괜찮은데? 무릎 안 쑤시는데. ㅋㅋㅋ 어느 나이쯤 돼야 ’나이 때문에’ 무릎이 쑤실까? 60은 넘어야 하지
않나?
* 에피소드 셋
얼마전 소설을 쓰는데 주인공이 50대 여성. 그래봤자 50대 초반이었는데 내가 너무 늙은 사람 취급하는 거 아닐까 하는 고민이 됐다. 지금 내 나이와 몇 살 차이 안 나는데, 나는 ‘늙음’을 그렇게 의식하지 않는데, 소설 주인공도 그러면 안 되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그러나 내 상황과 달리 사회와 뭇 사람들이 50대 여성을 바라보는 시선이 있을 터. 그건 중년이라는 명명 또는 인생의 반을 지나온 자의 모습. 아무리 세상이 변하고 기대수명이 늘었다 해도 결코 젊은 나이는 아니지.(아니겠지)
어릴 때는 몰랐는데 나이 들수록 ‘내 또래‘를 만나는 싶다는, ‘대화가 통하는’ 사람과 만나는 싶다는 욕심이 크다. 예전처럼 다양한 사람과 세상을 경험하는 재미가 줄어들었다. 애쓰는 시간이 아깝기도 하고. 더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을 사랑하면 그걸로 충분할 것 같고.(나이를 덜 의식하고 사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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