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트레버 소설 읽기 #로맨스 무도장 (현대문학 세계문학 단편선)

1인문화예술공간(인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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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하나를 쓰기 위해 탄생시킨 사람들. 인물의 수가 많은 소설이다.(주인공은 일주일에 한 번 무도장에 가고 거기서 동네 청년들을 만난다)
주인공은 36세의 브리디. 그녀는 아버지와 함께 언덕 위 농장에서 살고 있다. 그녀에게는 무도장에 가는 게 유일한 낙. 그곳에 가면 호감을 둔 남자를 볼 수 있다.

무도장은 공동체를 위한 마련된 연대의 장이다. 동네 사람 대부분을(실제 그곳에 오지 않아도 대화를 통해 언급되는 마을 주민) 포용하고 수용한다. 

브리디가 과거에 좋아했던 남자는 패트릭 그래디였으나 그는 다른 여자를 택하고, 지금 그녀 곁에는 노래와 드럼을 잘하는 데이노 라이언과 그녀의 세 번째 남자가 될 지도 모를 바우저 이건이 있다. 그밖에 밴드 멤버들, 여자들이 나오고... 

브리디는 자기 것을 적극적으로 찾지 못하는 내성적인 여자다. 이 소설을 읽는 내내 외로움의 감정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외로움이라는 감정은 윌리엄 트레버의 '트레이드마크' 같은, 아니, 정체성이라고 해야 하나? 대부분의 작가들이 외로움을 언어로 쓰는 일에 애정이 많을 테지만 나는 윌리엄 트레버가 특히 그렇다고 생각한다. 매우 절실하고 진실한 외로움)

작가는 다른 소설에서도 공간을 주제와 연결하는 탁월한 능력을 보여줬는데(이미 소개한 <펜트하우스>도 그렇고) 이 소설에서도 무도장의 존재가 기가 막히다. 별 네 개.

"무도회장을 찾는 여자들은 이 미혼남들이 절대 결혼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들은 이미 흑맥주와 위스키와 게으름 그리고 산속 어딘가에 살고 있는 세 명의 늙은 어머니와 결혼한 상태였다. 팔이 긴 남자 역시 술을 마시지 않는다는 사실을 빼고 나면 이들 세 명과 다를 것이 없었다. 그는 미혼남 특유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브리디는 로맨스 무도회장에서 눈에 눈물이, 아버지가 계신 곳에서는 흘릴 수 없었던 눈물이 차오르는 것을 느꼈다. 브리디는 눈물이 흐르도록 내버려 두고 싶었고, 두 뺨 위로 흐르는 눈물을 느끼고 싶었고, 데이노 라이언을 비롯해 모두에게 동정심을 불러일으키고 싶었다. 그녀는 지금 울버햄프턴에 살고 있는 패트릭 그래디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었고, 어머니의 죽음과 그 순간 생명을 잃은 자신의 삶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었고, 모두가 그녀의 말에 귀 기울여 주기를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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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_재은

1인문화예술공간(운영자 이재은) 글쓰기및소설강좌문의 dimfgog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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