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미국의 숙녀들
지은이 #실바나 파테르노스트로(콜롬비아, 1961~)
본국을 떠나 미국에 사는 여자가 처녀성을 수술해야겠다고 마음먹고 병원에 찾아가는 이야기.
소설 첫 페이지에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 <3기니>에 나온 문장이 인용돼 있다. "여성으로서 나는 조국이 없다. 여성으로서 나는 조국을 원하지 않는다>
처녀막을 복구해서 처녀가 되고 싶어하는 여자. 대체 왜?
우리나라에는 '예쁜이 수술'이라고 불린 것도 있었지...
"어정쩡한 로맨스도 없이 처녀막이 파열된 지 거의 이십 년이 지난 후 아직까지도 나는 그것이 어릴 때 넘어져 무릎을 다치면 다리에 동여매는 거즈처럼 얇고 맵시 있는 필름처럼 생겼거니 생각하고 있었다. 통풍은 되지만 기타 모든 것을 막아서 위험한 것이 닿거나 감염되지 않도록 해주는 그 하얀 사각형 조각처럼 말이다. 거즈가 까진 상처를 보호해주듯이 다리 사이의 그 베일이 내 처녀성을 지켜주고 있다고 생각했다."
"손톱이 엉망인 의사 조수의 손이 나의 내밀한 그 부분을 어떻게 재생시킬 수 있을까? 우리 가족 상당수가 결코 명칭을 입에 올리는 법 없이 상형문자나 메타포로만 암시하던 것인데. 큰 목소리로 거명하면 녹아버려서 영원히 내 명예를 더럽힐까 그랬던 걸까. 하지만 셔츠에 음식 자국을 남긴 이 조수는 내 처녀막이 연약하고 맵시 있고 언급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 계란 프라이처럼 하찮은 것이고, 그걸 파열시킨 그 남자처럼 내 인생에서 무의미한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내 성기는 상처가 아니라 나의 내면으로 나 있는 문이다."(이 소설의 핵심 문장이라고 생각했다)
저널 형식과 픽션을 결합한 느낌이 나고,
마지막 한 문단이 굉장히 부조리적인 냄새를 풍기며 끝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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