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의 전시 리뷰.
과거의 스펙터클이 아닌 현재의 ‘머릿속의 모험’을 표현하려고 했다.
https://news2.ifac.or.kr/10248
위의 글은 이렇게 시작한다.
소설을 읽으면 무엇이 좋은가요? 라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한 적이 있다. “누구나 자기 자신, 그리고 인간의 존재를 궁금해하잖아요. 이야기는 우리를 낯설고 새로운 세계로 이끌어 ‘나’를 들여다보게 해요. 소설을 읽으면서 우리는 내가 누구인지 조금씩 알게 되는데 캄캄한 무덤에서 보물을 발견하는 것처럼 진귀함을 캐낸 듯한 기쁨이 있어요."
예술가의 모든 작업은 사랑에서 시작한다. 섬을 사랑하는 사람은 섬을, 길을 사랑하는 사람은 길을, 새를 사랑하는 사람은 새를 쓰고, 그리고, 노래한다. 윤정미 작가는 인천과 인천이 무대가 된 소설을 사랑했다. 2008년경, 학창 시절에 접한 근대소설을 재독하고 인간이나 사회에 내재한 문제는 시간이 흘러도 달라지지 않는다는 생각에 시리즈를 시작했다. 2016년 <앵글에 담긴 근현대 한국문학>에 이어 이번 <사진으로 읽는 인천 근현대 소설> 전에서 작가는 열다섯 편의 소설 속 인천을 다양하고 역동적인 사진으로 펼쳐냈다. 텍스트가 먼저 인천을 품고, 다시 이미지로 재현한 장르적 융합이자 예술적 사건이다.
그리고 이렇게 끝이 난다.
꼭 보러 가야 할까? 간단한 인터넷 서핑으로 앉은 자리에서 사진을 구경하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아니지! 그건 ‘목도’가 선사하는 예술의 경외와 감탄 앞에서 뒷걸음질치는 행위와 같다. 고즈넉한 관찰. ‘나’를 보려고 온 것을 알면 거기 경이롭게 걸린 사진들이 당신에게 말을 걸어줄지도 모른다. 너는 누구니?
시간이 허락한다면 걸어서 그곳의 문을 열자. 입구에 서서 전시소개를 읽고 동선을 파악하고 2층으로 가는 계단을 오르고 그렇게 머물다 숨겨보다 기다리다, 근처 어딘가에서 한잔하고 돌아와도 좋겠지. 찰칵, 관람 인증샷으로 끝내지 않고 기어이 열다섯 편의 소설 중 하나를 골라 윤정미가 펼쳐낸 세계와 나란히 두고 예술가의 언어에 희미하게 밑줄 긋고 별을 달아도 괜찮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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