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3기4주(160401)후기_간이 뒤풀이

1인문화예술공간(인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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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만에 만난 탓은 아닐 것이다.
초반에 앞으로의 수업 일정을 읊고
이제부터는 더 열심히 하셔야 한다고
부담을 준 탓도 아닐 것이다.

뜨문뜨문 고민이 터져 나왔는데
한 사람이 아니라 몇 사람.
낮에 있었던 서운한 일을,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 고민을,
소리 없는 울음들을,
글쓰기반에서 털어놓지 않으면 대체
어디 가서 푼단 말인가.
그 마음을.

옆 사람이 나를 알아주지 않으면
누구에게 내 얘기를 들어달라 눈치를 준단 말인가.

저 자식이 진심을 토로할 때까지 기다리다
늙어 죽을 건가.
아픔을 감추려고 외투를 뒤집어쓰다 쪄죽고 말 건가.

수업을 해야 한다는 마음보다 안 하면 어때? 이게 수업이지? 하는 마음이 더 컸지만
그래도 글쓰기는 하고 넘어가야지.
그렇게 노트에 적은 수강생 샘들의 글은
이전의 그 어떤 글보다 좋았다.

10시가 다 돼서 수업이 끝났고 그 자리에 주저앉아 맥주를 한 잔씩 놓고 마주보았다.
짜잔-
우리 삶. 우리 과거. 우리 인생. 우리 아픔.
피처 하나를 넷이 나눠 마시고 막차 끊기기 전에 안녕.

버스 뒷자리. 창문으로 봄바람이 넘어온다.
머그컵에 두 잔 마셨는데 조금 알딸딸하네.
기분 좋은 밤이다.
글쓰기 강좌를 듣는
수강생 샘들과 함께 보내는 밤이다.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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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_재은

1인문화예술공간(운영자 이재은) 글쓰기및소설강좌문의 dimfgog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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