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부터 올해 5월까지
한국작가회의에서 주관하는
파견작가 활동을 나비날다책방에서 했다.
이번 달 띠지 제작을 방금 마침.
1.체공녀 강주룡, 박서련, 2018 한겨레 문학상 수상작
문재인 대통령이 언급한 그 사람, 그 여자, 강주룡!
“재미있다”보다 “좋다”는 표현이 더 어울리지만 그래서 재미있는 책입니다. 평양 사투리와 현재형 시제가 문체의 맛을 더하고 사랑도 노동운동도 우정도 인간사이의 관계도 과하지 않습니다. ‘쿨한 척’, ’열정 넘치는 척’ 없는 점 또한 마음을 울리죠.
을밀대 지붕 위에 올라간 평원고무공장 노동자 강주룡. 모든 것에 실패했다고 여겨 자살할 생각으로 전재산을 털어 무명을 샀지만 현장에 도착해서 마음을 바꿉니다. 무명을 그네처럼 걸어놓고는 그걸 밟고 을밀대 지붕으로 올라갑니다. 날이 밝자 모여든 사람들 앞에서 우렁찬 목소리로 연설하죠. 파업이라는 말조차 쉽게 꺼낼 수 없었던 사회적인 분위기 속에서 그녀의 저항은 작지만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는데...
2.거지소녀, 앨리스먼로, 문학동네,2018
로즈와 그녀의 새엄마 플로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열 편의 단편은 장편처럼 읽히기도 합니다. 사랑에 관해서라면 이런 문장이 책 속에 있습니다. “시작되고, 커져가고, 흐르는 사랑.” “높은 파도, 잊을 수 없는 바보짓, 갑작스러운 홍수.” 삶에 관해서라면 “생존법을 배우는 것은 비참하게 사는 것과는 다르다. 그러기엔 너무 흥미롭다.”는 문장을 소개하고 싶네요. 올해 초 앨리스 먼로의 <착한 여자의 사랑>과 <디어 라이프>를 추천했는데 5월 추천작품도 인생을 담아 꾹꾹 눌러쓴 먼로의 소설입니다.
“네가 가난해서 나는 좋아. 너무 사랑스러워. 거지 소녀 같잖아.”
“누구?”
“코페투아왕과 거지 소녀. 알잖아. 그림 말이야. 그 그림 몰라?”
3.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 박완서 전집1, 문학동네
그의 나이 마흔, 1970년에 등단한 박완서가 71년부터 75년까지 발표한 단편을 모은 책입니다. #한국적인 것에서 벗어나 미국을 동경하고 #중산층을 욕망하고 #예술하는 삶을 꿈꾸고 #늙음을 사유하고 #이혼을 통해 자신의 행복을 찾아가는 당대인들의 삶을 할머니가 들려주는 옛이야기처럼 편하게 만날 수 있습니다. “훗날 소원이 이루어졌느냐 안 이루어졌느냐는 그리 큰 문제가 아니었다. 빌 때의, 뭐든지 꼭 이루어질 것 같고, 사는 것이 외롭거나 겁나지 않고, 마치 든든한 빽이 생긴 것 같고...” 소원 비는 힘의 간절함, 생의 질문과 집착, 실패와 염려에서 나온 철학이 열여섯 편의 소설에 고루고루 담겨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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