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 일, 여행, 공부 등등 내가 많은 것에 의미를 부여하는 성격인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가볍게 세상을 즐기는 시간도 있어야 하는데 끊임없이 자신을 몰아쳐 그 압박에 눌려 무기력과 우울증이 발생하는 것 같다고.
그러고 보니 어릴 때도 친구를 만나 수다만 떨고 들어오는 걸 끔찍하게 싫어했다. 영화를 보거나 연극을 보는 게 좀 더 ‘의미있었고’ 친구와 헤어진 뒤 책 한 권이라도 사서 집에 왔다. 맨날 비슷한 방식으로 생일파티하는 데 반기를 들고 다르게 해보자고 주장하는 사람도 나였다. 생각만 많지 추진력은 없어서 실천까지 가진 못했지만 확실히 ‘반복과 루틴’을 싫어하는 타입이었다. 친구가 만나자고 연락하면 “뭘 할 건데?” 꼭 물었고 데이트할 때도 상대가 계획 없이 나오면 화를 냈다.
지금도 “그냥 얼굴 보러 만나는 관계”는 거의 없다. 독서모임을 겸하거나 합평 스터디를 겸한 만남이 대부분. 목적이나 목표가 있는 게 좋다. 즐기면서 산다는 말은 단순히 노는 게 아니라 “의미가 있어야 재미도 있다”는 말과 같다. 늘 뭔가를 했다. 배우고 도전하고. 그래서 사람들이 내게 “열심히 산다”고 했던 거구나. 뭔가 하고있지 않으면 불안했다. 등단을 했음에도 소설에만 전념하지 못한 것도 다 이런 강박 때문인가. 하나에 집중하지 못하고 모든 것에서 의미를 찾으니 괴로울 수밖에.
어떤 경우에는 의미찾기가 곧 이기심일 수도 있지 않을까? 한국이 싫다며 종종 여행을 가지만 여행지에서 “와 좋다!”며 흥분했던 적이 없다. 늘 만족을 모른 채 또 다른 낯선 곳으로 떠나고 싶어했다. 새로운 것을 갈구했다. 이기심 때문에 함께 여행을 간 친구들에게 상처를 줬다.
의미에의 중독. 세상에서, 그리고 타인에게 인정받기 위한 현대인의 몸부림 중 하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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