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암 3차시-스무 살 함께 읽기

1인문화예술공간(인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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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수의 단편 ‘스무 살’을 함께 읽었다. 한 페이지씩 소리 내서 낭독. 50분은 걸린 듯. 좋았다. 매우 좋았다.

1. 나와 가까운 단어를 찾아보라고 했다.

약속, 아르바이트, 새소리, 공중전화, 지하차도, 몰두, 은행나무, 편견, 소백산, 편지, 노래, 도서관, 홀트 아동복지회, 한강 고수부지, 라면봉지, 소주, 동대문, 열정, 클래식 기타, 시, 재수, 종로학원, 불문과 여학생, 시대적 저항...

2. 공감가는 문장은요?

첫 문장 “열심히 무슨 일을 하든, 아무 일도 하지 않든 스무 살은 곧 지나간다. 스무 살의 하늘과 스무 살의 바람과 스무 살의 눈빛은 우리를 세월 속으로 밀어넣고 저희들끼리만 저만치 등뒤에 남게 되는 것이다. 남몰래 흘리는 눈물보다도 더 빨리 우리의 기억 속에서 마르는 스무 살이 지나가고 나면, 스물한 살이 오는 것이 아니라 스무 살 이후가 온다.”

마지막 문장 “생에서 단 한 번 가까워졌다가 멀어지는 별들처럼 스무 살, 제일 가까워졌을 때로부터 다글 지금은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

255쪽 “그때 나는 이미 불과 며칠 전의 내가 아니었다. 꼭 지키리라고 믿었던 뭔가가 나를 통해 막 빠져나간 직후였다. 어쩌면 그렇게 수업료를 치르면서 어른이 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257쪽 “가슴이 아픈 것은 하나도없다. 다만 완벽하게 아름다울 뿐이었다.”

250쪽 “대학을 진행하면서 나는 대체적으로 운명의 힘을 믿게 됐다. 새상의 모든 일은 인간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어떤 보이지 않은 손이 움직이는 것이라고.”

(어릴 때는 굴복하는-정해져있다는- 느낌이었는데 나이 드니 조금 달라짐.
굴복-반항하지 못했던, 받아들이고 살 수밖에 없는, 부채감....)

3. 재미있는, 나와 비슷했던 에피소드(경험)

과외... 공부 못하는 학생 가르쳤던, 부자집 아이

267쪽. 소백산 천문대나 꿈꾸던 열일곱 살의 나를 만나면 귀뺨 맞을 용의가 있다
(소백산 천문대에서 하룻밤 잘 수도 있다)

257쪽 중간. “그 노래만 들으면 이곳이 생각날 것이다.”
제임스 브라즈하면 생각나는 남자...

259쪽 “지금 가을이 바로 내 머리 위에 있는 것 같다.”

햇살이 예각으로 비쳐들었다...


*
이런 소소한 경험들은 다들 비슷하지 않을까...
재수, 데미안, 불문과 여학생, 합격한 아이들, 혜화동 나이아가라분식 2층에서 과외, 미대-조형,수학, 나는 영어... 여기가 우리 아지트,
졸업,군대 후, 술, 경찰서...
수업료.
성숙은 그 이후부터...

나만 불안정했던 게 아니다.
유행가 가사가 내 처지랑 같다, 통금,
향토장학금 받으면 같이 술 먹고...

20대의 부페 같은 소설.

*​
오늘 처음 오신 분이 세 명.
그 중 한 분이 남자 어르신.

스탠드 책상 위에 올려져있는 생수.
레이스 달린 종이받침.
그걸 보는 기분. 감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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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_재은

1인문화예술공간(운영자 이재은) 글쓰기및소설강좌문의 dimfgog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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