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그넘 사진의 비밀전(세종문화회관)

1인문화예술공간(인천)



매그넘 사진은 예전에 한 번 관람한 적 있는데 이번엔 소속 작가들이 한국을 담았다고 해서 갔다. 마침 초대권도 있었고. 액자만 주욱 걸어놓은 게 아니고 벽에 색을 칠한다거나 영상과 함께 한다거나 하는 기획력이 눈에 띄었다. 그덕에 화려한 맛은 있었지만 그 점이 오히려 사진을 보는 데 방해되는 것 같기도 했다.


텍스트가 많았고, 대부분 사진을 설명하는 문장이거나 비평가의 해설을 벽에 붙였다. 사진 따로 텍스트가 아닌, 그 두 개가 포개지고 합쳐지는 인상을 주었다. 파랑, 빨강의 벽면도 그렇고, 큼지막한 글씨도 그렇고, 단조로움과는 확실히 거리가 먼 전시였다. 한국을 찍은 작가들의 사진도 강렬할 수밖에 없었는데, 자신의 스타일이나 철학을 담기보다 '한국적'인 모습에 집중했기 때문이었다.


이 점이 내게는 전혀 새롭지 않아서 한 곳에 오래 시선이 머문 사진은 없었다. 열정, 경계, 영웅 등으로 이름붙은 캡션도 평범하고 '스투디움'적이었다. 매그넘 작가들이 한국을 찍은 사진을 보여주기에는 이보다 더 새로울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그래도, 조금 비틀기를 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본 전시 외에 현대자동차에서 후원한 사진전이(모든 사진에 현대 차가 배경으로 있는) 열리고 있었는데 오히려 이 사진 중에는 마음에 드는 게 있었다. 멋이랄까, 자연스러움이랄까, 주제에서 벗어난 사진이라는 느낌. 자동차가 등장한다고 해도 그걸 주제로 잡은 건 아니니까. 차를 통한 세계의 확장, 차가 있는 사랑, 차가 있는 도시 등, 외국에서 찍은 (광고 같은) 사진에는 자유로움이 있었다.


자유로움이 느껴진다고는 해도 거의 전부 연출한 사진이었지만... 어쨌든 맨 아래 사진도 참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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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_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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