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술은 고백, 편지, 유서, 수기 등이 모두 포함된다.
말하고자 하는 대상이 명확하다.
* 9.21. 함께 읽은 작품
1. '이방의 신들'(록산 게이 저, <어려운 여자들> 중에서)
-인종, 여자, 남녀, 성, 부모, 사회적관계, 관습, 아이, 생명, 존재에 대한 질문과 사유
-록산 게이 테드 영상
2. '캥거루 통신'(무라카미 하루키)
-편지-주머니-캥거루-우체부 이미지의 연결
'이방의 신들'
고:잘 읽히고, 다소 선정적인 소재라고 할 수 있잖아요. 잘 읽히는 이유가 뭘까? 성적인 소재라는 이유도 있겠지만, 이야기 하기는 어려운 텍스트인 것 같아요. 왜 어려울까? 성이 은폐돼 있고, 터부시하기도 하고, 솔직하게 드러내기 어려운 면이 있죠. 그런데 굳이 고백할 이유가 있을까? 한국사회에서는 많이 가려져 있고, 숨겨야 하는 것으로 생각되고...
성폭행이나 자학, 병적으로 당하는 것에서 안정을 느끼게 되는 이야기.. 욕망에 무지했던 '나'와 성적 대상이 된 '나', 그리고 현재의 남자친구가 있고....
김:자극에 대한 양가감정, 이중구조를 다루고 있어요. 쾌감을 알아버린 거죠.
강하게 각인된 어떤 경험이 쾌감이 되기도 해요. 자기 자신에 대한 벌, 죄책감, 죄의식 같은 거죠.
성폭행에 대한 쾌감을 아는 거예요.
고등학교 때 한번은 성폭행 당할 뻔 한 적이 있어요. 어떤 남자가 벽에 밀치고 자기 성기를 보여주면서.. 집에 왔는데 너무 더러운 거예요. 오자마자 샤워를 했죠. 그런데 자꾸 생각나는 거예요. 그러면서 어떤 쾌감을 맛봤던 것 같아요. 무섭고 더러우면서도 어떤 전율 같은 거...
성에 관한 건 사회적으로 많이 드러내야 해요. 가해자를 옹호하는 분위기가 너무 만연해 있어요. 피해자의 몸에 새겨진 상처를 드러내고 싶었던 것 같아요.
***이 소설은 이야기를 끝까지 밀어부쳐서 다루고 있다. 회피하지 않고 피해자의 고통을 세세히 묘사하는 것만이 자기가 할 수 있는 것이라는 양... 어떻게 소설로 만들고 있는가.
고:82년생 김지영에도 바바리맨이 나와요. 록산 게이 소설은 문학적 성취를 이루고 있지만 그 작품에서는 진술로만 끝나요. 문학적이지 않죠.
그렇다면 문학적 성취는 뭘까요? 끝까지 쓰는 것이죠. 순간순간을 그려내는 거죠. 독자에게 생생한 고통을 주는 거죠.(말로만 끝낼 게 아니라)
김:사슴 사냥이란 말이 있잖아요. 남성의 사슴 사냥. 현재에도 진행되고 있어요.
집단 폭행 당할 뻔한 경험. 남자친구 그룹과 친하게 지냈는데...하숙집 친구들. 내게 남자친구를 소개시켜 줬는데 그러고나서 정작 그들이 배신감을 느끼고..그럴줄 알았으면 우리가 따먹을걸. 벌주자는 의미로 성폭행하기로. 돌림빵 하기로. 문 잠그고 한 사람씩 들어와서 횡설수설 하면서... 너도 여자였어? 그 남자가 그렇게 좋냐? 자랑하려고, "내가 널 건드렸다고 애들한테 말해달라" "알았어, 다른 놈 들어오라고 그래" 두렵고, 불안하고, 공포를 감추고, 그 중 두 명이 나를 좋아했다는데... 새벽에 통곡하며 길을 나섬. 치 떨리는 배신감. 신랑 하숙집에 가서 새벽에 문을 두드림.
장:남자아이들이 그런 짓을 하는 이유? 왕따 당하기 싫어서. 다른 친구와 다르게 행동하면 그들과 어울릴 수 없을 것 같다는 불안함.
*** 앞 4페이지가 핵심인듯. 뒷 부분은 창고에서 당한 것에 대한 반복. 주목할 단어.
-탈락성 낙엽수:목적을 달성하면 떨어지는 것
-연륜 연대학:나이테를 갖고 식물의 생애 연구. 자기껍질을 한 겹 한 겹 벗겨내는 것.
-시뮬라크르(자기동일성이 없는 복제, 그림자의 복제)
삶은 그림자의 복제, 복제, 복제다.
고통을 기억, 재생,반복하면서 자신을 치유한다. 새롭게 복제되면서 의미가 생김. 포르노가게에서 일하는 것도 그런 맥락.
남편을 남자로 받아들이게 된 계기? 어떻게 극복할 수 있었냐하면, 의도적인 재생 탓이다.
자살 혹은 폐인이 될 수도 있었을 텐데...
*** 이런 외피적 분석에 대한 (여성의) 상처. 문학을 통해 우리는 무엇을 느끼고 배우고 반성할 수 있는가.
'캥거루 통신'
김:콜라주 기법이 사용된 것 같아요. 수많은 OOOO을 하나의 소설 안에 넣은 듯.
장:하루키 소설을 처음 읽었어요. "네 선택이 불완전하니까 그냥 받아들여라"는 내용 같아요.
고:할 말이 별로 없긴 해요. 읽다 보면, 하루키 소설은 섹시하지 않나요? 매력적이고, 엔터테인먼트적인 느낌? 불완전함을 즐기고 있는 사람들의 아름다움. 그런 태도. 허술함을 드러내놓고 허술하지 않게 할 말 다 하는 작품 같아요.
소설 형식을 깨려고 노력하는, 복선 따위 없고... 우리나라 몇몇 평론가들이 싫어하는 요소를 다 갖추고 있죠. 그런 무원칙성이 좋고 글 쓰는 자세(달리기라든가, 성실하게 매일 쓰는 거라든가) 그런 습관이 소설에 드러나는 것 같아요. 건강함이 느껴져요.
글쓰기(이야기)를 즐기고, 천박하지도 않고...
연상기법도 재미있고, 통통 튀는 느낌입니다.
장:머릿속에 떠오르는 상상을 행동으로 옮겨보고싶은 충동을 느꼈어요. 사회생활을 하니 체면이나 여러 여건 때문에 못하는 일이 많잖아요. 그런 걸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의미가 안 찾아지면 별로인 것 같은 마음이 들어요. 36개의 노정? 도대체 그게 뭐지? 찾으려고 하는 강박이 있어요.
고:저는 이렇게 쓰는 방식이 좋은 것 같아요. 주인공과 모든 관계, 모든 내러티브들이 꽉 들어맞고 연결되는 소설은 답답하고 숨 막히는 기분이에요. 그런 걸 읽으려면 바짝 긴장해야 하거든요.
사실 우리가 살면서 진지한 고민을 하는 시간은 별로 없잖아요. 기껏해야 볼펜 똥을 어디다 닦지? 같은 생각이 연속될 뿐이죠. 사소함이 일상이 되고, 그런 일상이 삶이 되는 것 아닐까. 하루키 소설이 그런 것 같아요. 문학의 놀이 같은...
*** AXT는 어떤 잡지인가? 누구는 여자꼬실 목적으로 악스트를 모은다고 하던데...
*** 문동이나 창비 모으면 읽을 일이 생기긴 하니까 모아둔다. 요즘은 진지한 사유가 적어지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
*** 자식이 나보고 진지충이라고 하는데 구세대가 된 것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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