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읽기모임6_손톱과 산책자의 행복

1인문화예술공간(인천)
728x90
반응형


권여선 '손톱'

기획소설 같다. 20대 초반 청년의 가난, 숨통 막히는 일상에 대해 제대로 보여주리라... 맘먹고 쓴 듯한? 작심하고 쓴 것 같다.
'봄밤'처럼 서정적이고 미학적인, 어떤 소설의 아름다움이 드러나지 않아서 아쉬웠다.
엄마도 언니도 그 모양, 손톱까지 빠지고... 답답해서 거참...
후까시가 없어서 좋았다. 반면 조해진 소설은 후까시가 지나치다.
이 시대의 사회상, 초상화를 잘 드러냄. 아울렛매장에서 일하는 주인공-소비형태. 시간 거리 돈 등의 숫자화도 인상적이었다.
분희의 문자가 감정의 변화를 보여줘서 정점으로 치닫기까지... 확 다가왔다.
내 이야기 같아서 좋았다. 프리랜서라 그런지 매일 통장잔고를 확인한다. 돈 들어올 데도 없는뎈ㅋㅋ





"슬프면서 좋은 거, 그런 게 왜 있는지 소희는 알지 못한다."

여러분에게 슬프면서 좋은 건 뭐가 있나요?


1. 사랑? 헤어짐?

2. 어떤 대상이 좋으면서 버거운 게 그런 거 아닌가 싶다. 이를테면 고양이 기르기 같은... 짐승이라 보듬어주면서도 어떤 애틋함 같은 게 있다

3. 아빠. 아빠의 인생. 10년 전에 돌아가셨는데 이해를 못해준 것 같아서 죄송하고 슬픈 마음이 있다. 10대 후반에 인민군으로 활동하고, 포로수용소 생활, 그리고 남한에 넘어와서....

4. 저는 소설하고 여행이 슬프면서도 좋아요. 사람들이 여행을 말할 때 흔히 낭만과 설렘 등으로 묘사하지만 저는 그런 마음이었던 적이 별로 없었어요. 힘들 때 여행을 갔고, 거기서도 한국에서와 다른 뭔가를 견뎠던 것 같아요. 이번 시코쿠 여행을 봐도, 제가 갔다와서 사진책을 만들기도 했지만, "잘 나가네""팔자 좋다""돈 많다"로 쉽게 치부될 게 아니거든요. 그 기간에 한국에 있을 생각을 하니 끔찍했어요. 제가 제 자신을 컨트롤하지 못할 걸 알았거든요. 소설이야 틈틈이(혹은 매일) 쓰는 거지만 어쩔 수 없이 사회적 관계나 경제적 문제에 얽매일 수밖에 없는데 상반기에 정기적으로 하는 일이 별로 없었고, 그래서 시간을 좀 뺄 수 있었죠. 마침 시코쿠 순례를 떠난다는 지인이 있었고, 그분이 제 일정에 맞춰 움직여준다고 해서 뒤늦게 따라나섰죠. 좋았던 것도 많았지만 힘들었어요. 눈치볼 수밖에 없었죠. 뒤쳐지면 안 됐고, 배려하지 않으면 안 됐고, 그러면서도 내 이기심은 채워야했어요. 불편한 잠자리가 끔찍했지만 하루 숙박비로 7-8만원을 쓰는 건 상상도 못했죠. 3일 내내 샤워실도 없는 곳에서 자야했을 때, '색다른 경험이네'라고 생각하기보다 '끙... 내가 왜 이런 여행을 하고 앉았지?' 자괴감에 빠졌어요. 당장은 즐겁지 않았지만 나중엔 추억이 되리라는 걸 알았죠. '지금'이 아닌 '나중'을 생각한다는 게 문제였어요. 행복하지 않았다는 뜻이잖아요. 돌아오는 날, 얼마나 안심했는지 몰라요. 이제 혼자다,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 집에 간다... 소설과 여행. 쓸 수밖에 없고, 떠날 수밖에 없었어요. '수밖에'란 말이 무책임한 감정을 포함한다는 걸 알면서도 그 말밖에 쓸 수 없는 심정.... 아아 대체 그걸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요. 



조해진 '산책자의 행복'


이런 우아한 소설을 너무 좋아한다. 아무리 가난해도 개에게 먼저 물을 주고, 노숙자도 향연을 읽는 세계. 

인간의 품격과 품위를 지키는 인물들. "내일 지구가 멸망해도 오늘 맥주 한 잔을 마시는..."

'손톱'과는 너무 다른 결로 가난을 그리고 있는데 후까시가 장난 아니다. 끌리지 않았다.

지식인의 허영을 그린 것 같기도 하고...

이야기에 치중한 소설은 '문학' 같지 않아서 별로다. 소설을 읽다가 감탄하는 문장에 밑줄도 긋고 묘사에 반하기도 하고... 그런 게 내게는 소설 읽는 즐거움이다. 그런 면에서 조해진 소설은 훌륭하다.

지난번에 읽은 '눈 속의 사람'보다 별로였다. 쓰다 만 느낌? 좀 더 깊이있게 끌고 갈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관계 설정이 너무 치밀하지 못하다. 메이린과 라오슈가 왜 둘 다 여자여야 하는지도 그렇고.

죽음을 끌어내려고 전쟁을 자꾸 언급하는 것도 매력있게 다가오지 않았다.





728x90
반응형

이미지 맵

이_재은

1인문화예술공간(운영자 이재은) 글쓰기및소설강좌문의 dimfgogo@gmail.com

    '소설,글쓰기강의/소설, 에세이,자서전' 카테고리의 다른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