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께 읽은 작품
-구효서 '풍경소리'(토론)
-조해진 '눈 속의 사람'(낭독)
기존 멤버 외에 멀리 서울 개포동에서 온 지영언니 환영합니다.^^
1. 시점(혼합시점)에 대하여
.입체적인 느낌이었다. 신비한 맛은 있으나 매력은 잘 모르겠다.
.습작생이 이런 선택을 했다면 '쉽게 썼다'는 평을 들었을 것 같다.
.재미없지는 않았는데 조금 지루했다.
.마지막에 '소리'가 자신의 존재를 밝히는 부분은 오글거렸다.
.새로운 시도가 좋았다. 잘 읽혔다.
2. 주제에 대하여
.사실은 굉장히 진부한 주제인데 묘하게 잘 풀었다.
.자꾸 딴 생각을 했다. (내가 요즘 독서력이 바닥이긴 하지만) 다 읽는 데 4시간이 걸렸다.
."천천히 곱씹으면서 절 구경 하듯 읽어야겠구나"하는 생각을 했다. 절간에 걸린 그림 보듯.
.'불교소설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읽으니 거부감이 덜했다.
.선문답을 글 속에 적절히 녹여냈다.(틀니, 황태 실 뽑는 장면 좋았다. 왜요? 대신 그렇군요.)
."당신은 어디서 오셨습니까?"가 이 소설의 주제. 나는 누구인가, 자아찾기의 다른 버전.
.구효서의 다른 작품처럼 삶의 물컹물컹한 질감이 느껴지지 않아서 실망했다.
.성불사 검색해봤다.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3. 문체에 대하여
.시점과 연결지어 생각해볼 수 있겠다.
.'개'와 '게'의 발음차이. '띵강''땡강'등이 재미있었다 vs 별로였다
.구어체. 입말 좋았다. 명사구로 끝내는 거라든가 vs 별로였다(맥을 끊고, 가독성이 떨어진다. '이런 장난은 안 쳤으면 좋겠다')
.문장으로밖에 할 수 없는 표현들.
.소리에 대한 묘사. 집착.(연필소리, 발음, 음식소리 등등)
4. 인물에 대하여
.엄마의 모호함(의도한 게 분명하다) 노골적으로 그렸으면 진부했을 것이다
.왜 휘핑크림이고 레고인가.(하얀색? 순수? /젊은층이 좋아할 만한 무언가=레고)
.엄마=상철=풍경소리
.남자친구의 존재. 도식적이고 급조한 느낌이 든다. 감정도 드러나지 않고.
.경찰은 꼭 넣어야했을까?
.친구 서경도 좀...(그녀의 남친과 미와의 관계는?)
*그밖의 이야기
오랜만의 독서, 따뜻한 소설이었어요.
창에 비친 밤풍경 묘사가 너무 좋았어요.
빛나는 문장이 많았습니다.
마지막 문장은 좀 오글거렸지만요.
새로운 시도들이 좋았어요. 잘 읽었습니다.
불교소설 읽는다 생각하고 끝까지 읽었는데 재미는 별로 없었습니다.
마음이 급한 사람은 끝까지 못 읽을 것 같아요.
스토리중심의 소설이 확실히 독자를 사로잡는 재미가 있죠. 이 작품은 정반대이고요.
소설에서 먹는 이야기 좀 안 했으면 좋겠어요.
*
조해진 <눈 속의 사람>은 두 쪽씩 낭독하면서 읽었다.
문장이 우아하다, 세련됐다 vs 올드하고 재미없다는 반응....
* 책 속에서 옮긴 문장
"그곳 커다란 장독대 한편에 앉아 영차보살은 손끝으로 황태의 마른 살을 찢었다. 황태의 결을 한 올 한 올 풀어냈다. 찢는 것이 아니라 황태의 몸에서 탄력 있는 노란 실을 뽑아내는 것 같았다.
잣는 거랄까.
좌자가 말했고 영차보살이 웃었다.
실을 잣듯이요?
미와가 말했다.
실을 잣듯, 살에 깃든 평생의 시간을 풀어내는 거죠.
좌자가 말했고 영차보살이 아까처럼 웃었다.
황태 평생의 시간요?
살아서 물속의 시간, 죽어서 덕장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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