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의) 얼굴-예뻤으면 잘 나갔을까?

1인문화예술공간(인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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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강의 관련해서 관계자 님과 오래 통화할 일이
있었다. 그 기관에서 이런저런 프로그램을 이끄는 선생님들이 무척 많은데 인기 있는 선생님들은 대략
1) 인성이 좋든지
2) 열정이 넘치든지
3) 잘 생기든지(예쁘든지) 하다고…
그 말 듣자마자 망했다… “아, 저는 글른 것 같은데요…” ㅠㅠ
그분이 밉지는 않았다.ㅋ 외려 솔직해서 좋았어.🤣

나는 마흔에 등단했으니 문단에서 나의 등장에 관심 갖은 사람은 한 명도 없었겠지. 나이가 많은 데다 낯 가리지, 말주변도 없지, 집도 멀고. 확실히 예쁜 축에도 못 드니까.
그도 그럴 게 시상식 후 뒤풀이 자리에서 중앙일보 문학 담당 기자가 나를 축하하기 위해 온 동생(이미 소설가)을 콕 짚어 ”이 분은 예쁘잖아요“라고 말했었고. 그날 상 받은 건 나인데 못생긴 사람은 보이지도 않았던 거야.ㅋㅋ(그의 예쁨이 어떤 의미였는지 여기서는 따지지 않기로 하자)

그리고 이런 이야길 들은 적 있다 .

“어리고 예쁘면 청탁 많이 받죠.“
”애교 넘치고, 술자리에서 남자들한테 잘 하면(?) 청탁 많이 받죠.“
“좋은 대학 나오고 빽 있으면 청탁 많이 받죠.”

예쁜 것도 능력이니까. 기타 등등은? (그것도?)
음… 인간이라 그렇다.

불러주지 않아 남들에게 서운+이렇게 태어난 나 때문에 자신감 떨어진 채 고개 숙이는 내 자신에게 또 서운…
극복 방법은? 약을 먹거나 술을 먹거나 운동을 하거나.(네네)

누굴 만나든 어딜 가든 늘 나를 부끄러워 했다. 외모 중시(학벌 중시, 계급 중시) 세상 속 자기는 아닌 척 하는 인간들 앞에서도 아닌 게 아닌 것 같아서 기가 죽었지. (아닌 게 아닌 게 맞더라)
그러니 여자를 좋아할밖에. (여자들이라고 전혀 안 그런 건 아니지만. 사람을 외모 먼저 놓고 보는 여자도 많지만 남자와 비교 불가)

아, 몇 년 전에 이런 말 들은 것도 갑자기 떠오르네.
“그럭저럭 봐줄 만해.”(고마워 해야 되냐?)

아무튼 못생긴 데 더해 이제 ‘늙음’에도 신경 쓰고 주눅들어야 하는 나이. 나라도 나를 애틋하게 여겨야지 어쩌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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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_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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