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차르트의 달인가…
어쩌다 보니 6월에 본 공연 2개가 다 모차르트. ㅎㅎ
백건우는 네이밍만 보고 예매.
이름만 알고 공연은 본 적 없었는데 인천에서 하신다기에.
인터미션 없이 70분 정도 진행. 맨 앞자리에 앉은 탓에 가까이에서 집중해서 들을 수 있었다.
백건우 님은 처음부터 끝까지 무표정 일관.
긴장한 탓? 누군가 기립박수 칠 때는 조금 기쁘셨을까.
(요즘 드는 생각:나이 든 사람은 그 특유의 지친 표정이 여러 감정을 감춰버리는 것 같다…ㅜㅜ)
백건우 님 1946년생. 올해 78세…
표정이나 자세로 연주의 느낌을 더하는 예술가들에 비해 조금 재미없을 수밖에.
그나저나 백건우 님 좋아하셨던 분들은 ’지금 여기‘에서 그의 연주를 들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 가슴 벅찼을 듯… 😋
인천시립합창단과 딜라잇 오케스트라, 4명의 성악가가 함께 한 모차르트 레퀴엠은 60분 가량 진행되었다.
포스터에도 나오지만 전체는 아니고 일부.
Polish Requiem 중 Agnus Dei
나중에 전곡도 하고 싶다고 예술감독이 말씀하셨다.
옆자리에 앉은 아저씨 때문에 조금 재미있었다.
일단 박수 소리부터 남달랐는데 아주 두툼한 헝겊대기를 퍽퍽 때리는 것 같은 묵직함으로 남들보다 두세번 더 치면서 존재를 드러냈다.
음악을 꽤 좋아하시나 보다, 절로 알 수 있었다.
중년의 남자가 열정적으로 박수치는 모습이 인상적이어서 흘끔 봤더니 응? 정말 동네 아저씨(관용구 같은 느낌으로 이해해주시길) 그 자체.
공연 끝나고 브라보! 브라보! 도 여러 번 외침.(멋지심)
앵콜 무대까지 마무리한 뒤 연주자들이 자리를 뜨자 관객들도 하나둘 일어섰는데 그때 내쪽으로 몸을 돌린 이저씨 왈,
“베르디 레퀴엠은 장엄한데 이건…”
별로예요? 내가 묻자 흐음, 하며 얼굴을 찡그린다.
베르디도 보셨냐고 하자 고개를 끄덕임.
“베르디는 엄청 장엄해요. 근데 얘는 거룩하네…”
장엄이 왜 거룩보다 좋은지는 모르겠으나 ㅎㅎㅎ
뭔가 더 웅장하고 멋있었나? 모차르트는 너무 차분하고?
내가 혼자 왔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무의식 중에 소리내서 입을 열게 된 거겠지.
(3열 가운데 자리였는데 공연 3분 전에 입장했더니 나 빼고 다 착석해 있었다)
별 거 아닌 교류(?)였으나 낯선 사람과 이야기한 것만으로 집에 오는 길에 괜히 피식피식. 베르디 레퀴엠에 관한 정보(?)도 얻고.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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