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하던 정태춘 박은옥 콘서트에 다녀왔다.
엄마랑 둘이 본 첫 콘서트(엄마는 생애 첫 콘서트)였다.
가장 좋았던 건 ‘노 쇼’
레스토랑 예약하고 나타나지 않는 그 노쇼가 아니라, 잘 보이려는, 화려한 퍼포먼스 없는 그 쇼 없음.
옆에 사람이 있는데도 혼자 인사하고, 옆 사람이 토크를 하든 말든(?) 기타를 튜닝하고(->정태춘) 애써 웃지 않고, 나는 내 길을 가련다, 내 노래를 하는 무뚝뚝함의 여유…(->정태춘 박은옥)
인터뷰 때 그렇게 말씀 잘하던 정태춘 님은 어디에? 박은옥 님이 거의 진행ㅋㅋ
요즘 세태와 어울리지 않는(?) 쿨한 태도는 우리 멋지죠? 우리 최고죠? 뽐내려는 게 아니라 ‘자신들’과 ‘우리’의 경계를(무대 위와 아래의 거리) 지우려는 듯 보였다. 동시대를 사는 우리는 모두 따뜻하고 외로운 사람들이고… 암요, 그렇죠.
2022년 8월 20일 오후 4-6시, 콘서트에 가지 않았다면 나는 낮잠을 자거나, 책을 읽거나, 강의 준비를 했겠지. 오늘 콘서트장에 앉아서,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할 수 없었는데) 그 ‘하지 않음’의 시간이 묘하게(심하게) 위로가 됐다. 현재의 무서움과 미래의 두려움을 잊고 과거로 돌아간 듯한(어찌됐든 과거는 지난 일이잖아요 휴…), 그 정서가.
별것도 없는 시시한 멘트와 여전히 튀지 않는 노래. 튀는 게 다 뭐야? 왜 튀어야 해? 우리는 그냥… 처음 마음 그대로…
박은옥 “오늘, (저희) 괜찮았나요?”
우리 “네에!”
엄마는 ‘사랑하는 이에게’를 따라 불렀고, 그 노래는 덤이었다(앵콜 앵콜).
무채색처럼 쉬고 싶은 당신에게…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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