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적으면 절로 조용해지는 걸까.
인원이 아니라 구성원들의 성격 덕분일까.
잔잔하고 차분하게 문학 필사30일을 마무리했다.
함께 하는 분들이 조금씩 서로를 의지하면서
자기 자신을 다잡으며 ‘나의 공부와 노력’을 증명하는 일은 의미 있다.
●
2주차 금요일에 올라온 글.
“며칠 간 필사를 못 올려서 부끄럽기도 하고 좋은 문장 올려주시는 작가님께도 죄송한 마음이 들었네요.. 마음이 바쁠 때 자기 자신을 위한 시간을 가장 먼저 포기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오늘 늦게나마 필사를 하면서 충전이 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작가님 항상 감사합니다.”
‘같이 함’을 의식하지 않으면 남길 수 없는 이런 문장 너무 고맙고.
●
장은진 「외진 곳」의 일부를 올렸을 때는 누군가 “이랑 노래 중에 '중년의 나이에도 절망과 좌절의 무게는 항상 같은가요' 라는 가사가 있는데 쓰면서 그게 맴돌았어요. 우린 아직 젊어, 라고 하는 말이 성장보단 생존이 중요해진 젊은 세대를 말해준다고 느꼈어요. 작가가 직접적으로 말하지는 않았지만 의도가 잘 전달된 좋은 문장이라고 생각했어요 :)”라는 글을 남겼다.
●
한창 <인간실격>이 방영 중일 때여서 일부러 다자이 오사무 책을 찾아서 <인간실격>을 넣었다. 미시마 유키오 <금각사>를 빼고 중간에 급하게 바꾼 것.^^
그리고 참여자 한 분과 이런 대화를 나눴다.
- <인간실격> 우울하다고 하는 분들도 있던데 저는 <나의 아저씨>보다 훨씬 편안하게 보고 듣고 느꼈어요. 넷플릭스에 떴더라고요!ㅎㅎ
- 저도 틈틈이 다 봤어요. 대사 정말 최고고. 다자이 오사무도 오사무지만 '인간실격'을 이런 식으로 드라마화한 김지혜 작가도 너무 존경스럽고. 천문대에서의 류준열 마지막 미소 너무 외롭고 쓸쓸했어요.(너무 멋있구) 작가도 그랬다더라고요. 마지막 촬영날 강재 서 있던 자리에 오래 혼자 남아 울었대요.ㅜㅜ
- 저도 똑같이 느꼈어요. 대사 한 줄마다 목소리, 호흡, 감정이 다 느껴져서 길 걸을 때 노래처럼 이어폰 꽂아서 듣고 자기 전에도 침대에 누워서도 들어요. ㅜㅋㅋㅋ
- 그러니까요. 류준열 목소리 이리 좋은지 이제 알았다니까요. 아버지-하고 시작하는 그 편지인지 일기인지 모를 글들… 저 마지막회 본방으로 보고 너무 외로워서 그날 밤 잠을 다 설치구 ㅜㅜ
- 저도 이제 끝이구나 근데 나 이거 못 보내는데... 이런 헛헛한 마음에 그날은 오래 뒤척였어요.
●
빅토르 위고가 소설뿐 아니라 시도 많이 남겼다는 걸 안 뒤 시집을 샀다. 그중에서 ‘젊은이이여, 남의 말을 삼가라’를 소개했다.
너무 좋은 시인 것 같아서 프린트했어요. 벽에 걸어두고 두고 두고 읽으려고요. 남말하는 게 할 때 엄청 스트레스 풀리거든요. ㅠㅠ 그래도 말의 무서운 힘을 생각해서 다른 습관을 키워야하겠어요.
● 참여 소감
-필사 전에는 책이나 글을 읽으면 핵심 내용을 파악하는 데 중점을 두었지만 문학을 접할 때는 그런 태도가 마냥 좋은 자세는 아닌 걸 느꼈어요. 필사로 문장 하나하나를 자세히 볼 수 있어서 좋습니당~
-와, 또 한 번의 시절이 지나가듯 필사 사기가 끝났네요. 조용하지만 강하다! 우리 사기에 대해 이런 느낌을 받았어요. 이 작가님께 무한한 감사의 말을 드립니다. 일상에서 그래도 글쓰기의 끈을 이렇게라도 잡고 있을 수 있어서, 참 다행입니다! 또 좋은 자리에서 만나요!
-이렇게 또 4기가 끝났네요!! 그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좋은 글 많이 알게 되어 좋았습니다. :) 모두들 고생하셨어요!
-오늘이 입동이라는데 톡방에 작별 인사하는 게 어려워서 저는 출구 근처를 맴도는 기분이네요. 어젯밤에는 노트 첫 장부터 천천히 읽는데 첫 필사가 정말 엊그제처럼 느껴졌어요. 작가님이 달아주신 문장력 키우기 코멘트도 다른 분들이 공유해주신 감상도 떠올랐고요. 언제 어디서든 좋은 기회에 다시 만나요.
●
필사 1기에 이어 또 한 번의 이벤트가 있었고, 완주하신 분에게 소정의 선물. 커피 쿠폰 보내드렸다.^^ 완주 축하한다고, “‘사은품’이라고 홍보했었는데 뭘 드려야 할지 몰라서ㅎㅎ”라고 덧붙이면서.
-어제부터 7시에 필사카톡 알람이 없으니 뭔가 허전하더라고요. 내년 필사때까지 잘 기다려봐야죵!!ㅎㅎ
-감사합니다 작가님ㅎㅎ 나중에 OO대에서 뵈면 인사드릴게요 :) 좋은 저녁, 좋은 밤 차례로 보내세요~~
-OO대요???🤣😅 ‘사은품’이라고 홍보했었는데 뭘 드려야 할지 몰라서ㅎㅎ
-커피는 늘 좋죠... 감사히 잘 마실게요. OO대 문창과예요. 내년에 4학년이라 수업은 못 듣지만 마주치면 인사드리고 싶어요
(내가 한 과목 강의하는 학교 이름을 언급했기에 뭐지? 했는데 재학 중인 학생이란다. 이런... 4기 시작하면서 자기소개를 안 했었군. 전혀 몰랐다...)
-어머나ㅋㅋㅋ 그러셨군요. 필사가 도움이 되었는지 모르겠네요^^ 소설 전공인가 보네요! 늦게나마 반가워요ㅎㅎ
-올려주시는 책들이 좋아서 작가님 취향 계속 따라 읽고 싶은 마음이에요 언젠가 또 함께할게요 따뜻한 밤 보내세요😊
(독자의 관심과 책 판매량, 주목받는 작가의 자리 저 너머에서(?) 아등바등 소설읽기도 하고 창작워크숍도 하고 필사도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대학생이 내 프로그램을 들었을 줄은 몰랐지. 이런 연결이라니. 뭔가 기분이 묘했다...)
-정성 가득하고 좋은 필사 글 감사했습니다. 다음에도 또 참여하고 싶네요~~ 커피 잘 마시겠습니다!! 🙏😊
-작가님 감사합니다~!! 잘 마실게요!^^ 날이 많이 추워졌던데 따끈한 커피 한잔 해야겠네요! 감기 조심하세용ㅎㅎㅎ
●
고맙습니다.
저는 4기 끝나자마자 2기 어게인을 시작했고, 일곱 분과 함께 짧은 글과 긴 생각을 주고받고 있습니다.
언젠가 좋은 나눔의 자리에서 또 만나요.
'소설,글쓰기강의 > 문학필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문학필사2기 한번더 진행후기 (0) | 2021.12.30 |
---|---|
올해의 마지막 필사_문학필사30일 2기 한번더! (0) | 2021.10.25 |
필사3기 진행 후기:작품에 대한 참여자들의 코멘트 (0) | 2021.09.26 |
글에 남긴 여러분의 의견은 개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