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을 읽으면 무엇이 좋은가?

1인문화예술공간(인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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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영상의 시대’에 사는 우리는 점점 읽고 쓰는 일에서 멀어집니다. 문해력을 키우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글의 맥락을 파악하고 숨은 의도를 찾아내는 능력을 키우는 데 독서만큼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문학, 즉 소설은 ‘언어’만으로 인물과 사건, 배경과 구조, 아름다운 문체 등을 보여주는 장르입니다. 깊이 있는 소설 읽기를 통해 문해력 향상은 물론 소설 쓰기의 기술을 배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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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문해력 향상을 위한 책 읽기&온라인 글쓰기 강좌

성인 문해력이 화두입니다. 이른바 ‘영상의 시대’에 사는 우리는 점점 읽고 쓰는 일에서 멀어집니다. 문해력을 키우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글의 맥락을 파악하고 숨은 의도를 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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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3.6  소설창작교실 후기

지난 목요일에 봄 강좌 첫 수업이 열렸습니다. 겨울강좌 수강생의 성원에 힘입어(다섯 분 중 무려 네 분이 재신청) 무사히(!) 개강했어요. 다른 두 분도 한두 번씩 제 강좌를 들은 경험이 있지요. 반 년 만에 다시 만난 E님, 3개월 만에 다시 만난 K님 반가웠어요:)

봄학기 소설 큐레이션 테마는 '구성'입니다. 속임수, 지연, 반복, 증폭, 트라이앵글, 시점전환 등의 소주제로 매 주 두 편의 작품을 함께 읽습니다. 국내 작가는 최인호부터 김보영까지, 해외 작가 리스트에는 기 드 모파상, 윌리엄 트레버, 미란다 줄라이 등이 있네요.

왜 소설을 읽어야 하는지, 소설을 읽으면 뭐가 좋은지(함께 읽으면 왜 더 좋은지) 알기 때문에 제 강좌를 신청하셨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되짚어보는 의미에서 아래 글을 낭독했습니다. 

『소설 재미있게 읽는 법』(조현행 지음, 밥북)에서 가져왔어요.


#소설을 읽으면 무엇이 좋은가?

1. 능동적 사고력

작가는 인간과 세계가 간직한 문제들을 예리하게 포착해내고 질문으로 만들어 소설에서 보여주는 사람들이다. 소설을 읽는 일 자체가 능동적인 사고를 훈련하는 방법이며, 그에 대해 거듭해서 더 나은 해답을 찾아가는 일은 사고를 확장하는 일이다.

“예술 작품에는 현재 상황에 대한 항의가 나타나기 마련이고, 이에 따라 우리의 시각을 교정하고, 아름다움을 인식하도록 교육하고, 고통을 이해하거나 감수성에 다시 불을 붙이도록 돕고, 감정이입 능력을 길러주고, 슬픔이나 웃음을 통하여 도덕적인 균형을 다시 잡아주려고 노력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예술은 ‘삶의 비평’이다.(알랭드 보통, <불안> 중에서)

소설은 우리에게 익숙한 감정이나 정서를 그대로 반복하여 전달하는 도구가 아니다. 우리의 삶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에 머무르는 소설은 독자에게 공감을 줄지언정 그 이상의 의미를 끌어내지 못한다. 좋은 소설은 ‘공감’의 영역을 뛰어넘어, ‘공감하기 어려운 불가해한 영역’을 다룬다. 그러므로 소설은 ‘삶의 비평’으로 기능한다. 그것은 현실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반기를 들고 숨겨져 있는 것들을 들추어낸다. 다른 가능성을 열어 보이거나 불가능한 것을 상상하게 하고, 이쪽과 저쪽의 경계를 무람하게 넘나든다. 독자는 <현실과 허구> 혹은 <공감 대 공감하기 어렵고 불가해한 영역> 사이를 유영하면서 사유의 지평을 넓혀간다. 

2. 타인의 마음을 얻는 능력

소설 읽기로 자연스레 얻게 되는 능력 중 하나가 ‘타인을 자세히 관찰’하는 시선과 감각이다. 소설은 인간의 내면 심리와 그에 따른 행동을 매우 구체적으로 묘사한다. 독자는 인물이 왜 그러한 행동을 했는지 그 이유를 짐작하고, 이해하며, 상상해보면서 인간에 대한 관찰력을 키울 수 있다. 소설 읽기는 인간이 어떤 존재인지 알고 이해하는 일이다.

“문학작품을 읽으면 한 삶의 내적 관점에 대해서도 우리의 공감 능력이 성장합니다. 우리는 정신적 정체성의 성공과 실패, 발전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자기 결정을 구성하는 것이 무엇인지, 실패하면 어떻게 해서 실패하는 것인지도 알 수 있지요. 문학 작품을 읽음으로써 이러한 현상이 어떻게 생성되는지에 대한 이해가 깊어가는 것은 자기 결정을 추구하고, 자신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자문하는 사람에게 결정적인 의미를 가집니다. 이러한 질문의 답은 오직 여유로운 가능성의 장 안에서 여러 가지로 입장을 바꿔보는 정신 활동을 할 때에만 얻을 수 있습니다.”(피터 비에리, <자기결정> 중에서)

소설을 읽는 일이란 인간이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감정의 겹들을 하나하나 더듬어 가는 일이다. 급박한 상황에서도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을 길러내는 일, 이것이 인간이 끝까지 갖추어야 할 품격이 아닐까. 내가 다급한 상황이어도 타인을 먼저 생각하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나 먼저 살고 보자’는 건 인간이 가진 보편심리가 아닌가. 소설을 읽는 이유 중 하나는 앎과 삶을 일치시키기 위한 부단한 노력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소설 읽기는 타인을 자세히 관찰하고 배려할 수 있는 마음자리를 키우는 일이다.

3. 나에 대한 이해

“나는 어울리고 사귀는 것이 중요한 재능이라는 것, 그리고 유감스럽게도 그런 재능이 나에게는 주어져 있지 않다는 것을 너무 일찍 알아버렸다. 사람들 속에 섞여 있을 때 나는 불안했다. 나는 거의 항상 외로움을 느꼈다.”(이승우) 나에 대한 이해는 당연히 타인에 대한 이해로 연결된다. 앞의 글을 읽은 경험으로 나처럼 어울리지 못하는 사람들을 마음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전부를 이해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인간에 대한 이해의 지평이 조금 넓어졌다고 말할 수 있다.

소설을 읽지 않는다면 죽을 때까지 ‘내가 누구인지 알지 못하는 부분이 있을 것이고, 그로 인해 낭비되는 인생이 생길 것’이라고 한다면 너무 과장된 표현일까.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지 않은 사람들은 굳이 소설을 읽을 필요는 없겠지만, 나는 내가 누구인지, 인간이라는 존재가 어떤지 너무도 궁금하다.

“사람은 어떤 어려운 책보다 더 읽기 어려운 책이다. 책을 이해하고 파악하는 것보다 사람을 이해하고 파악하는 것이 훨씬 어렵다. 사실은 우리가 책을 읽는 것도 사람을 읽기 위해서다. 사람을 읽기가 어렵기 때문에 사람을 잘 읽으려고 책을 읽는 것이다.”(소설가 이승우, <사막은 샘을 품고 있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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