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도 정말 많은 일을 했다. 기록이야 그동안에도 부지런히 남겼지만 예술인파견사업 활동했던 건 아는 사람이 별로 없을 터. 연극하는 윤샘, 미술하는 김샘, 영화하는 김샘과 즐겁게 작업했다. 생활문화공간 달이네 대표님과 함께.
혼자하는 개인 작업은 외롭다. 강의도 마찬가지다. 참여자들이 있긴 하지만 수업은 함께 한다는 느낌이 덜하다. 참여자보다 내가 조금 앞서 있는 탓이다. 협업활동은 내가 하는 일 중 가장 덜 외로운 일에 속한다. 늘 의논하고, 같이 만나고, 더불어 나아가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역시나 그런 점이 가장 좋았다. 아쉬웠던 점은 없다. 상황에 맞춰서 최선을 다했다. 코로나19, 장마, 리더 교체 등 일이 많았다. 그럼에도 하반기에 집중해서 많은 일을 했다. 함께여서 가능했다. 그저 서로를 의지했다. 시간이 흘러, 마무리 준비를 하면서 몇 번 놀랐다. 시간의 힘, 공동의 힘이란 이런 거구나 실감했다. 오프라인과 온라인 활동을 병행할 수 있어서 좋았다.
2018년에 이어 두 번째로 파견사업에 참여했다. 그때도 예술인들과의 관계나 활동이 나쁘지 않았는데 올해의 호흡은 그때보다 더 좋았던 것 같다. 생활문화공간 달이네가 갖고 있던 생활사 물건을 분류, 정리, 전시하는 것이 이번 협업활동의 내용이었다. 달이네가 위치한 배다리(동구 송림로8)는 60여년 전 조흥상회로 사용하던 곳이다. 주인이 건물을 임대해주면서 물건을 치우지 않은 바람에 생활사로 분류할 만한 것들이 가득했고 달이네 대표님은 그걸 정리하고 싶어했다. 조흥상회에서 사용했던 상업용품부터 크고 작은 가정용품이 꽤 많았다. 올해 첫 스타트를 끊는 데 의의를 두고 퀄리티 있는 사진 촬영, 오프라인 전시, 온라인 전시관을 마련(네이버 블로그)해주었다.
물건을 정리한다는 것은 단순히 ‘물건’을 ‘서랍정리’하는 것만이 아니다. 물건의 활용과 쓰임새, 역사 등을 기록하는 일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고, 리스트 작업 등에서 도움을 줄 수 있으리라 여겼다. 독보적으로 내 역할을 뽐낼 일은 없었다. 예술인 네 명은 연극, 영상, 미술, 문학 파트로 이 사업을 지원했는데 전공이나 분야에 관계없이 달이네 사업을 합심으로 참여했다. 영상 전공이나 사진은 당신이 찍어라, 하는 식의 떠넘기기도 전혀 없었다. 누군가 촬영하고 있을 때 곁에서 최선을 다해 보조하고, 다른 해야 할 일을 적극적으로 책임졌다. 한 배를 탔다는 걸 모두 인지했고, ‘같이 한다’는 것의 의미를 공유했다. 헤어지기 전, 진심으로 고맙다는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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