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 일기_2020.8.18

1인문화예술공간(인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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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으로 검색. 재사용 가능 이미지.(구글)

 

 

<제4회 십분발휘 짧은소설 공모전> 

 

응모 편수에 집착하지 않았다. 많으면 많은 대로, 적으면 적은 대로, 매해 공모전을 꾸려나가는 데 의의를 두었... 아니다, 이건 솔직한 발언이 아니다.

접수 메일이 쏟아지면 확실히 기분이 달랐다. 우쭐했다기보다, 으쓱했다기보다 끝없이 진지해졌다. 아, 그렇지. 소설이지. 소설 쓰는 사람이 이렇게 많지. 문학이 우리를 살게 하지!

나도 살려고 썼지. 살기 위해 쓰고 있지. 이들도 그런 마음으로 응모했겠지. 쓸 수밖에 없었겠지. 숙연해졌다.

 

올해 몇 편이나 접수될지 예상하지 못했고, 지난해보다 많았으면 하고 기대했지만 235편이나 모일 줄은 몰랐다. 지난 8월 15일이 원고 마감이었는데 3일간 100편 이상 접수된 것 같다. 내내 컴퓨터 앞에 앉아 있었다. 엑셀 파일에 이름-제목-매수-연락처-자기소개를 옮겨 적었다.

 

그동안 틈틈이 소설을 읽었다. 6월과 7월에 접수된 소설들은 이미 1차 심사를 마친 터였다. 그럼에도 8월 접수 건만 158개. 파일 하나에 2개 소설을 담은 응모자도 있으므로 편수로 치면 더 많을 것이다.

 

아직 제대로 훑지 못했지만 그간의 심사 소감을 말하면,

첫째, 원고 쓰기의 기본을 모르는 사람이 있다는 것.

둘째, 문장의 기본을 모르는 사람이 있다는 것.

 

‘있다’라고 표현했지만 어쩌면 '있다=많다'로 바꿔야 할지도 모른다.(원고의 기본)

 

들여쓰기 안 함. 대사 하나에 줄 바꿈 한 줄. 원고 제목 없음. 양쪽 정렬 안 함. a4가 아닌 특정 사이즈에 편집한 원고. 기본 서체가 아닌 특정 서체로 편집한 원고 등등.

 

내가 너무 올드한 걸까?

내가 너무 따지나?

 

그러다가, 아차! 독립문예잡지 비릿에서 원고 모집 파일을 따로 설정해둔 걸 보고 이래서 그랬나... 하고 무릎을 쳤다.

txt파일로 보내거나 깍두기(원고지)로 보내거나 pdf로 보내거나, 올해는 부쩍 더한 것 같다. 아무튼 비릿 측도 그런 사정을 감지하고 기본 원고 형식을 정한 것 아니었을까.

 

형식적인 걸 넘어서면 그다음은 문장이다.

아이디어도 좋고 문제 제기도 좋고 흐름도 좋으나 문장이 내용을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

문장만 다듬으면 멋질 것 같은데! 하지만 문장이란...음... 멀고 먼 길이죠. 네...(혼자 쓰지 말고 전문가와 같이 쓰고 고치길 권해드립니다^^;;;;)

 

글쓰기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글을 쓰면서 자신의 주체성을 찾으려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는 걸 매해 가까이에서 실감한다. 잘쓰는 사람도 수두룩해서 내가 무슨 심사인가, 하는 마음도 지울 수 없다. 내가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의식을 전혀 하지 않는다고 말하면 거짓말이겠지(어쨌든 심사라는 걸 하고 있으니). 하지만 진심으로 우리 모두 “문학하는 삶”을 누리고 있구나, 감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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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_재은

1인문화예술공간(운영자 이재은) 글쓰기및소설강좌문의 dimfgog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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