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시간은
자기소개. 왜 책인가. 독립출판이란? 강좌 안내로 진행됐다.
글쓰기 워밍업으로 5분 동안 ‘봄’하면 생각나는 단어 적기를 했고,
시간제한 없이 ‘나는 항상’으로 시작하는 문장 10개를 적었다.
시간을 재는 나도,
글을 쓰는 수강생들(이하 수강생은 ‘샘’이라고 통칭함)도 뭔가에 집중하고 있을 때의 5분이 짧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봄’하면 꽃 이름, 날씨 얘기만 할 것 같지만 봄에 겨울을 말할 수도 있고 여행, 비, 눈물을 적다가
연상 작용으로 눈, 크리스마스, 우산, 엄마처럼 생각을 확장시킬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30개 넘게 적은 샘이 대부분이었지만
10개 남짓에서 멈춘 샘도 있었다.
봄과 직접적인 관련(사실 이런 게 있을 리 없지만)을 적어야만 한다고 짐작했거나
봄과 어울리는 단어라고 누구나 수긍할 만한 것을 적어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짧은 시간에 많은 단어를 써보는 것의 의도는
사실 어휘량 체크에 있다.
독서를 많이 한 사람은 더 많은 연상을 펼친다고 한다.
‘나는 항상’으로 시작하는 문장 쓰기를 했더니
나는 항상 잔다, 학교에 간다, 밥을 먹는다, 그리워한다, 등
일반적인 내용을,
단문으로 쓴 샘들이 다수였다.
누구나 다 하는 것 말고 개성적인 내용을 쓸 줄 알아야 한다.
나는 항상 오후 4시 30분을 기다린다,
항상 아침을 굶는다,
를 읽으면 왜 항상 오후 4시 30분을 기다리지? 하는 궁금증이 생긴다.
‘나는 항상 아침을 굶는다’는 ‘나는 항상 아침을 먹는다’와 달리 그 사람의 습관을 알 수 있다.
왜 굶어? 라고 질문해볼 수 있다.
나는 항상 항상에 맞는 뭔가를 하지 않는다, 고 말한 샘도 있었다.
이 문장의 속성에 거짓이 있고 없고를 떠나 이런 식의 사고는 독특하고 존중받아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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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강생 자기소개
카페를 하고 있다.
어릴 때부터 그림을 그렸다.
10년 전쯤 방송국 보조작가로 일한 경험이 있다.
어젯밤 술자리에서 이 강좌 얘기를 들었고 새벽에 고민하다가
(카페를 다른 사람에게 맡긴 채) 일단 저지르자 싶어 달려왔다.
지난해까지는 학교에서 근무했고 올해부터 쉬고 있는데 너무 바쁘다.
강좌나 모임을 10개 정도 하고 있다.
오전에도 책 읽고 토론하는 모임에 갔었고 지금은 장보다 튀어왔다.
삶의 기로에 서 있는 느낌이고, 혼란스럽기도 하고.. 나를 돌아보고 싶어서 왔다.
올해 68세고 6년 전부터 백수로 지내고 있다(누군가 전직교사였다고 말해준다).
손녀를 돌보느라 바쁘다.
꿈이 내 이름으로 된 책을 만드는 거였다. 인생의 꿈을 이룰 수 있을 것 같아서 왔다.
나는 강사한테 빠져서 왔다.(처음에는 나를 말하는 건 줄 몰랐다)
우연히 블로그에 들어가서 ‘인도 여행기’를 읽었는데
새벽까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봤다.
이 사람이 하는 거면 해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발 하나 담그는 걸 좋아한다. 뭐든지 해보고 싶어하는 성격이다.
글쓰기에 관심이 많다. 도움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오게 됐다.
마음이 여려서 고달플 때가 많다. 이런 거 하면서 채워나갈 수 있지 않을까.
배다리에서 인문학, 사진 공부를 하고 있다.
이런 글쓰기 과정을 찾았었다. 블로그 운영하고 있는데 거기 있는 걸 책으로 내고 싶었다. 혼자 책을 만들려고 프로그램 다운받아 해봤는데 잘 안 되더라.
초등학교 교사였고 2년 전 퇴직했다. 사진은 오래 붙잡고 있었다.
읽는 거 좋아하고 특히 시에 관심이 많다. 방송대 국문과 풀밭동인회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책을 안 읽은 지 오래돼서 글을 잘 쓸 수 있을까 걱정되기도 한다.
사진에 관심이 많지만 글에도 관심이 많다. 글과 사진은 관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글 쪽은 많이 약해서 배우러 왔다.
혜광학교에서 교사로 근무한다. 문자로 배다리 소식 잘 받고 있다.
이 수업은 관장님이 추천해서 듣게 됐다.
논문 같은 딱딱한 글 말고 감성적인 글 써보고 싶었다.
사진을 좋아하고 관심이 많다.
글쓰기는 어렵지만 이 강좌 소개를 본 뒤 나한테 정말 맞겠다고 생각했다.
강좌가 흑백사진집 만들기인데 흑백사진을 정말 좋아한다.
사진을 오래했다. 부평향토원로 고문, 부평경찰서 직원으로 구성된 한빛동아리에서 활동한다.
요즘 사진에 대한 개념이 많이 달라진 것 같다. 출사도 의미가 없는 것 같고.
좌절에 빠지기보다 새로운 걸 찾자 싶었다.
사진에 담긴 이야길 하고 싶다. 문학적 소질이 없어서 걱정이다.
시인이고 시낭송가다.
(즉석 시낭송을 해주심)
안양예고 사진영상과에 재학 중이다. 글 쓰는 거 해보고 싶어서 왔다.
종종 갤러리에 사진전을 보러 왔다. 관장님이 이 수업을 권유했다.
내 이름으로 된 책 내는 게 꿈이다.
동구의회에서 구의원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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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첫 수업을 시작했다.
오후반 반장님은 여자,
저녁반 반장님은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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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제는 '내가 좋아하면서 노하우도 갖고 있는 것'을 써서 단체 카톡에 올리기.
그날 밤에
오후반,
저녁반,
단체카톡이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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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자료를 모두 책으로(스프링 제본) 만들어줄 수 없겠느냐는 요청이 있었다.
수업은 프리젠테이션으로 하고
자료는 아래한글 파일로 다시 정리, 수업 후 이메일로 보내주기로 했다.
수업 자료를 다시 문서화.
시간이 꽤 걸리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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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았어,
훌륭했어,
흥분되더라,
라는 피드백을 받았다.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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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이틀을 꼼짝 않고 집에 처박혀
2, 3, 4주 강의자료를 보충, 보강했다.
책장을 서성거리다 이거다, 하는 책을 뽑아
밑줄 그은 문장을 살피고
옮겨 타이핑하는 동안
또 한 번 행복,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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