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소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독일에서 온 번역가 샘이 떠나기 전날,
송별파티를 합니다.
20기 입주작가 11명이 모두 모였습니다.
인스턴트식품 배달도 아닌,
간단요리도 아닌,
무려 오리백숙과 닭백숙이 차려져 있었던 식탁.
이랬던 1층 부엌이
이렇게 변했습니다.
준비하시는 샘들.
이런 음식을 먹었지요.
이게 다 누구 솜씨겠습니까.
다 같이 했기에 가능했습니다.
마음을 담은 글씨가 오가고
누군가의 시가 있었기에 몇 편의 시낭송도 울렸지요.
웃음소리가 컸지만 거슬리지 않았고
투닥투닥 장난기 묻은 대화도 있었어요.
와인과 맥주와 보드카와 소주를 마시다가
또 몇몇은 독한 담배를 피우러 나갔고요.
팀을 나눠 복식 탁구를 쳤고,
진 팀이 설거지를 하기로 했습니다.
얼마 전 교직에서 물러난 선생님께 고민을 털어놓고
따듯한 조언과 칭찬의 말도 들었습니다.
5시반부터 시작한 파티(!)는 자정을 훌쩍 넘기고
속으로 삼킨 하품과 이별의 아쉬움 속에서 끝났습니다.
오후 내내 닭 삶느라, 소스 만들고 죽 끓이느라,
장 보느라, 설거지 하느라, 전 부치느라 애쓰신 샘들
모두 모두 감사합니다.
개중에는 먹기만 한 분도 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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