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새해.
어제 문학필사 11기를 시작했다.
매번 개강 전에 긴장한다. 신청하는 사람이 있을까? 내 취지에, 마음에, 목적에 공감하는 사람이 있을까? 하고.
오래 소설을 공부했고 글쓰기를 고민했지만 늘 ’큰 그림‘에서 깨졌던 것 같다. 뭘 어떻게 바꾸고 달라져야 하는지 모른 채 “넌 아니야” 하는 말을 듣는 것 같을 때가 있었다. 한참 후에야 작은 것에(그게 개인이고 또 나였음을) 집중해야 함을 알게 되었다. 해답은 없겠지만(그리고 아니겠지만) 혹시나 나의 부족이 문장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고, 나아질 수 있다고 믿었고, 그 생각의 끝에서 어떤 가능성으로 문학필사를 진행하고 있다.
열 명! 반경이 넓지 않은 홍보에 이만큼 모인 것이 정말 기적 같다.☺️
(필사 첫 주를 마치고)
"안녕하세요.
필사 첫 주 어떠셨나요…
오랜만에 손글씨를 적어보신 분은 펜이나 연필로 텍스트를 옮겨 적는 것 자체가 과한 노동처럼 느껴졌을 것도 같아요. 그럴 때 억지로 하면 금세 지칩니다. 잠시 멈추고, 멈춰선 자리에서 만난 단어를 곱씹어보거나 그 단어를 넣은 문장 짓기를 하며 숨을 골라 보세요. 그래도 여유가 생기지 않으면 그날은 거기까지만 하세요. 반면 생각의 전환으로 힘을 얻었다면 다시 이어쓰는 방법도 있을 거예요. 우리의 목적은 베껴쓰는 행위가 아닌, 베껴쓰기를 통한 배움(혹은 어떤 깨달음)이니까요.
3년째 문학필사를 진행하는데 처음에는 간단하게 자기소개도 하고 그랬습니다. 어디 사는지, 어떤 의도로 참여하게 됐는지를(어떤 기수에서는 대략의 나이와 하는 일까지 스스로 공개하는 분위기) 나누곤 했어요. 그런데 꾸준히 참여하는 필사자가(이 방에도 2년째 3년째 하는 분이 계십니다) 늘어나면서 저도 ”자기소개 및 인사 부탁드립니다.“ 말하기가 습관적 강요 같고 그렇더라고요.^^;;;
비대면의 장점에 ‘감춤’과 ‘소극적 참여’가 포함된다면 그래, 그것도 괜찮지 하고 지금은 그저 이름 석 자와 우리의 손글씨 공유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글에 대한 감상은 언제든 환영이며 조금씩 생각을 나눌 때 본인은 물론 함께 하는 사람들도 더불어 발전하고 성장한다고 믿습니다. 저도 가능한 한 열심히 피드백할게요.
2023년 1월, 문필과 함께 보람 있는 루틴을 찾으셔길 바라며… 저는 월요일 오전에 다시 찾아올게요:) 주말 잘 보내세요.😻"
ㅎㅅㅎ님 "토일은 안 하니까 여유있기도 하고 약간 허전? 하기도 하며 할 일을 안한 것 같고 그렇습니다! 저는 의외로 책을 소개받는 게 좋네요. 일일이 어떤 책인지 찾아보고 도서관에 찜해놓곤 합니다. 감사합니다."
ㅈㅅㅎ님 "저도 좀 정신이 없지만, 뭔가 필사를 하면 약간 삶을 '잠시 멈춤'하는 기분이 있습니다. 광포한 현대 사회 속에서, 그래도 억지로라도 이렇게 잠시 멈춤을 해야 좀 정신이 차려지나 싶습니다."
ㅅㄷㅎ님 "OOO 단편소설필사반, OOO 일일일시필사반에 이어 이곳에 참여했습니다. OOO에서 할때는 소설을 하루에 한편 읽고 필사를 해서, 책값도 시간도 많이 소요되었는데. 이렇게 주시니 정말 좋습니다. 그리고 필사문 후에 코멘트 주시는 글이 저는 정말 좋았습니다. 몰랐던 작가를 알게되는 기쁨과 스스로 고르지 않았을 것 같은 책을 소개받는 기쁨 모두 좋습니다."
ㅈㅇ님 "전에 두어 번 필사하다가 기계적인 것같아 그만두고는 회의적이었는데 바빠지면서 이거라도 해보자고 시작했어요. 추천해주시는 것이 좋았는데 왜 이글을 추천하셨을까 추측하다보니 보아야할 것이 보이는 것도 같아요. 완전하진 않겠죠. 걷히는 안개속에서 어른거리는 형상같다고 할까요? 짧은 글이 너무 소중하게 느껴지는 시간입니다. 이재은 작가님께 감사드리고 추천해주신 분께도 감사드립니다."
'소설,글쓰기강의 > 문학필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문학필사 12기 (봄을 기다리며) (0) | 2023.01.27 |
---|---|
문학필사 Q&A (0) | 2023.01.01 |
문학필사 11기에 소개되는 시 10편 (0) | 2023.01.01 |
글에 남긴 여러분의 의견은 개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