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큐레이션에 대하여

1인문화예술공간(인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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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큐레이션에 대하여


카페에서 만나 인천문화통신 발행과 뉴스 큐레이션 꼭지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는데 문서 없이 구두로 떠들다보니, 처음 만난 사람+낯섦이 친숙으로 번져, 집에 돌아와 책상에서 작성한 '뉴스 큐레이션 기획안’이 한없이 가벼웠나보다. (깜짝 놀란) 직원이 우리 다시 만나야 할 것 같다고 해서 이른 아침 달려갔더니, 이렇게 말랑말랑하고 감성적인 제안은 안 됩니다, 개인이 아닌 재단에서 발행하는 거예요, 라고 말했다. 온도차 운운. 부끄러웠다. 그러고 보니 이게 뭔가, 내 문장에 취해 “아름다운 세상이에요~” 꽃송이 펄펄 날리는 기획서를 낸 것 아닌가. 유치를 걷어내고 건조한 문장으로 바꿔서 샘플 제출. 



나도, 그 분도 어떤 것이 최선인지 모른 채 뉴스 큐레이션 첫 호를 제출했고, 다음에는 더 잘해야지, 다짐했지만 잘한 건지 아닌 건지 모른 채 벌써 네 번이나 큐레이터로 이름을 실었다.



편하게, ‘좋은 문화뉴스를 큐레이션하자’고 마음먹지 않고 머리를 굴렸는데, 충고하는 사람도 없고 지적하는 사람도, 칭찬하는 사람도 없었고, 잘하고 싶다는 욕심만 많았기 때문이었다. 하긴 4년도 아니고 4개월도 아니고 이제 고작 4번 발표하고 무슨 평가? 나름의 기사 선정기준은 이랬다. 하나, 인천 소식을 하나라도 넣자. 둘, 이런 게 있다는 식의 단순 문화소식이 아닌 함께 생각해볼 만한 이슈를 염두에 두자. 셋, 우리나라, 아시아, 세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잊지 말자. 넷, 겹겹으로 의미가 쌓인 기사를 찾아내자. 다섯, 특정 장르나 언론을 편애하지 말자. 히히히. 이런 기준이 이해 되십니까... 그러니 보는 사람도 혼란스러웠던 거다. 파괴!



지난주에 미팅을 했고 큐레이션에 대한 피드백을 받았다. "너다! 하는 뭔가가 없다""지난번엔 책 이야기가 너무 많았다""스트레이트 기사가 많은 것 같다""일반인의 흥미를 끄는 내용이 별로 없다""그렇다고 개성에 치우치면 안 된다""그렇지만 장기적으로는 바로 너가 했기 때문에 큐레이션을 기다리고 클릭하게 해야 한다"
머리 터지는 줄... 아무리 경계와 어긋남, 융합과 미끄러짐(응?)을 사랑한다지만 어쩌란 말인가. 나대로 하란 말인가. 재단을 살리란 말인가. 편하게 하란 말인가. 그게 뭐냐는 질책인가. 딱딱한 게 좋다는 말인가. 더 딱딱해지라는 말인가. 조금은 따듯했으면 좋겠다는 말인가.(엉엉)



일주일 정도 곰곰 생각했지만 여전히 답은 없고, 그들도 그리고 나도 답을 찾는 작업을 지향했던 건 아니었을 거란 걸 알았다. 내가 안이하게 하는지 안 하는지 감시나 충고하는 게 아닌, 어렵지만 재미있는 작업이란 걸 당신 혼자가 아닌 우리도 알고 있다고 말한 거였다. 내가 아무리 잘해도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고 내가 못해도 대놓고 나를 질책하거나..(이건 가능성 있을 수도 있겠군.ㅋ) 쩜쩜쩜. 



다섯 번째 원고를 넘겼다. 새벽까지 붙잡고 있었다. 내 선택이 옳은지 자꾸 검열하게 되더라. 지금은 기사쓰기보다 논문쓰기보다 소설쓰기보다 큐레이션쓰기가 더 힘들다. 아는 사람은 알 것이다. 모든 글쓰기는 섬세하며 그만큼 다르고 또 그만큼 어렵다는 걸. 하지만 쉽지 않은 이 과정이 재미있다. 매번 이것밖에 안 되나 머리를 쥐어뜯는다. 그리고 반성한다. 발전하기 위한 실천은 미흡하지만(-_-;;)인간되기를 포기하지 않는다면 조금씩 나아지겠지요. 

인천문화통신 3.0은 매월 첫째, 셋째 화요일에 발행됩니다. 
뉴스 큐레이션 피드백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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