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안녕하세요, 봄과 함께 시작한 문학 필사 첫 주 어떠셨나요:)
단톡방에서 코로나 확진 소식이 두 차례나 들렸지만 뒤늦게라도 인증을 올려주셔서 감사했어요. 번호를 꽉 채운 리스트를 보면 괜히 제가 뿌듯합니다. 부디 건강 잘 챙기시길 바라요.
이번 7기의 가장 큰 변화는 ‘문장력 키우기’가 ‘문장에 대한 짧은 생각’으로 바뀐 점이에요. 문장 분석에 집중하는 것에 더불어 글에서 떠오르는 단상들을 함께 나누고 싶었습니다. 회차가 거듭되니 비슷한 충고를 반복하게 되기도 하고, 네 번 다섯 번 연이어 참여하시는 분들에게도 색다른 재미를 드려야 할 것 같아서요.ㅎㅎ
7기를 준비한 게 한참 전인데 그래서인지 어제 올린 시 두 편이 저에게도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쓸쓸하고 좋은데? 하면서 이 분위기로 글을 써봐? 하다가… 고민하면 졸음이 밀려와 낮에 한참을 잤네요. 봄이어도 공원보다 침대가 익숙한 1인…ㅋㅋ
남은 4주도 의미있는 시간 만들어보아요!
중간
코로나 약을 먹었더니 정신이 몽롱합니다. 확진인지 아닌지 병원 검사는 안 해봤는데 웬일인지 몸살기가 가시질 않고 목도 귀도 아프고 해서 가족이 먹다 남긴 알약을 삼켰어요.ㅎㅎ
그동안 잘 지내셨나요?
제 컨디션이 한동안 무거웠어서 문필반 참여자분들의 자잘한 소통에도 기꺼이 반응하지 못했어요. 죄송합니다.
우선, ‘고도를 기다리며’의 반발과 체념. 저도 체념입니다.^^ 그런데 저는 체념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좌절감이나 자포가 아니라 현실의 인정으로 받아들이고 있어요. 무조건 할 수 있다는 정신승리식 다독임이 저를 더 힘들게 한다는 걸 알았거든요. 지난해부터 일주일에 한 번씩 마음챙김 모임에 참여하고 있는데 거기 교수님도 ‘팔자’라는 단어를 쓰더라고요.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라고요. 그게 맞잖아요. 태생이나 기질을 바꿀 수도 없는데 맨날 재능이냐 노력이냐 따지면 나만 손해죠.
지난주에 제가 강의하는 수업에서 한 학생이(스물한 살) 자신의 재능 없음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날 수 없어 괴롭다는 얘기를 하더라고요. 다른 친구들은 잘하는(잘 쓰는) 것 같은데 자기만 아니라고. 마음이 아파서 한참을 ‘제 얘기’로 우물거렸네요. 그러면 안 된다, 무소용이다 가르칠 수 없으니 그저 나이 든 저의 현재를, 제 마음을 소심하게 전할 수밖에요.
조OO 님, ‘나와 다른 누군가에게 제일 먼저 가져야 할 태도는 서로의 소통방법을 알아보고 맞춰가는 것’에 밑줄 그으셨네요. 저는 한때 텔레파시를 믿었던 적이 있어요. 진짜 믿었다기보다, 마치 그런 일이 왕왕 벌어지기라도 하는 것처럼 말하지 않고도 나를 알아주길 바랐던 때가 있었죠. 말이 아닌 눈빛과 행동으로도 감 잡기 어려운 게 인간의 마음인데 하물며 ‘텔레파시’로 통하길 바랐다니... 욕심부리고 싶고, 우기고 싶고, 아닌 걸 알면서도 버티고 싶은 게 사람인가(사랑인가) 봐요.
조OO 님, 지금 한국은 일요일 오후니까... 거긴 토요일 밤이겠네요. 주말 잘 보내고 계신가요? 오늘도 산책하셨나요? 메모하지 않고 지나쳤더니 백지만 남았다...는 그때의 문장에 저도 한참 말을 보태고 싶었는데 놓쳤습니다. 이제라도 안부를 건넵니다.
다음 주가 문학필사 5주의 마지막 주간이네요.
웃음소리나 꽃소리(응?) 없이도 잔잔히 흘러가는 이 방이 있어 다행입니다.
남은 한 주도 잘 지내보아요.
끝
5주간 열심히 인증을 이어오신 모든 분들께 축하의 인사를 전합니다^^
처음 1기를 시작했을 때는 저도, 참여자도 처음이라 두근거림 같은 게 있었던 것 같아요. 저도 오늘은 누가 누가 올렸나 ‘엄청’ 신경 쓰고 한동안 이름이 보이지 않으면 무슨 일 있나? 돈을 내고도 왜 참여하지 않을까? 걱정하곤 했어요.
으쌰으쌰 분위기도 있었는지 종강하면 너도 나도 단톡방에 인사를 남기곤 했죠. 시간이 지나니 저도 같은 말을 반복하는 느낌이 들어 촐랑거리지(?) 않게 되고 아마 계속 하는 분들도 매번 인사하는 게 쑥스럽지 않을까 짐작됩니다.
이번 기수에 처음 오신 분들은 왜 이래… 할 수도 있지만(밋밋한 결말? 건조한 마무리?) 저는 다 이해합니다.ㅋㅋㅋ
흔히 나를 믿어주는 사람이 한 명만 있어도 힘이 난다고 하잖아요. 7기 시작하고 일주일 지났을 때 어떤 분이 8기 시작일을 물어오셨어요. 좀 늦어서 7기 들어가긴 그렇고 8기 꼭 하고 싶다고. 그분을 기억하며 8기 홍보 소식을 올렸습니다.
지난주에는 5기에 참여했던 분이 소설창작워크숍 강좌를 문의하면서 평일 오전에 개설해달라고 진지하게(?) 말씀하시더라고요. 자신은 대면이든 비대면이든 무조건 하겠다면서. 이분을 생각하면서 새 강좌를 열었네요.
그러니까 필사8기에 한 명, 창작워크숍에 한 명을 믿고… 그분들 마음이 바뀌어도, 모집이 안 돼도 어쩔 수 없죠. 해보는 수밖에요! ㅎㅎ
문학 필사는 읽기보다 쓰는 사람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강조되는 게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일기라도, 카톡 메시지라도, 매일 뭔가를 기록하며 ‘쓰기’에 대해 고민하는 분들에게는 분명 남다른 시간이 되었을 거예요. 아침마다 낯선 글을 받아들고 거기 나온 단어, 문장, 표현, 사유 등에 한 번이라도 마음이 움직였기를 바랍니다. 언젠가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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