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읽는 것과 함께 읽는 것(짧은소설 연구모임 단상)

1인문화예술공간(인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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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부터 2,4주 화요일에 만나고 있다. 국내외 작품을 퐁당퐁당 읽는다. 어제가 세 번째 모임. 그러니 벌써 세 권을 읽었다. 대부분 아는 작가지만(앞으로 읽게 될 작품도 그렇고) 그들의 '짧은소설'은 새롭게 다가온다. 혼자 읽었다면 발견하지 못했을 매력을 만나고 있다. 이를 테면 어제 읽은 이기호 소설 중에 친구의 알리바이를 만들어주려고 "그럼요, 어제 저랑 같이 술 마신 거 맞아요. 너무 취해서 집에도 못 들어갔다니까요"라고 말한 남자는 친구 아내의 표독스런(?) 외침을 듣는다. "뭐야, 자취방에서 마셨다며!!!" 아니, 이게 뭐라고... 기발하군, 감탄했다. 술집 이름을 댈 수 없으니 대충 위기를 모면하려고 했던 것인데 하필이면 친구가 "집에서 마셨어" 할 건 뭐람... 자살하려는 남자를 '간잽이가 손질한 간고등어'로 살리는 이야기, '배달원 엘리베이터 탑승 금지'를 강조한 아파트에 배달 간 청년 이야기, 어머니를 요양원에 모셔두고 자주 찾아가지 않았던 성실하고 모범적인(?) 가장 이야기, 시골에서 올라오신 아버지와 프랜차이즈 커피숍에 갔다가 아버지가 호출벨의 용도를 몰라 귀에 대보고, 들었다놨다하면서 당황하는 모습을 보는 아들 이야기... 단행본에 총 40편의 짧은소설이 실려있는데 이 풍성한 에피소드는 어디서 어떻게 얻었을까 실로 놀라웠다.(이기호 작가는 5-6년째 경향신문에 미니픽션을 연재하고 계신다) 은주 샘의 설명처럼 관찰을 잘하고, 사회(주변)의 목소리에 부단히 귀 기울였던 것이겠지... 예전에 도서관에서 빌렸다가 재미없어서(?) 반납했는데 이번에는 너무 좋았다며 '독서도 타이밍'이라는 말씀도 하셨는데 백 번 동감. 타이밍도 타이밍이지만 함께 읽으니 더없이 좋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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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_재은

1인문화예술공간(운영자 이재은) 글쓰기및소설강좌문의 dimfgog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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