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w.youtube.com/watch?v=E9BB-qMmp6Q&t=1s
1. 수업 주제와 대상 등을 고려하여 줌(Zoom) 화상회의 방식을 채택하게 된 배경 소개
녹화영상 제공이나 유튜브 방식은 직접 소통이 아니라고 판단, 실시간으로 참여자들의 얼굴을 보면서 대화하는 방식을 찾았다. 1,2,3기 모두 줌으로 했다. 아이들은 처음에 어색해했으나 점차 화면을 통해 친구들과 인사하는 등 친밀함을 보였다. 화면에 자신의 얼굴이 보이는 걸 신기해하면서 거울 보듯 얼굴을 매만지고 놀이처럼 이용하는 모습도 줌에서만 가능한 영상인 것 같다. 온라인으로 하기로 결정하면서 가족 수업은 커리큘럼을 한 번에 바꾸진 못했다. 아이들의 반응을 보면서 매주 내용을 다듬어나갔다. 반면 성인수업은 ‘기초 글쓰기’로 확정, 부담없는 타이틀로 다가가고자 했다. 오프라인일 때 참여자가 2명이었는데 개강 5일 전에 온라인으로 전환했고, 최종 7명이 함께 했다.
2. 줌(Zoom)화상회의 진행을 위한 장비 세팅 과정
주로 노트북만 사용했다. 처음에는 조명 및 마이크, 블루투스 스피커 등을 설치했는데 하다보니 노트북 한대로도 충분하다는 걸 알았고(올해 초 구입한 최신 노트북이어서 그랬을까?) 거치대와 키보드만 놓고 심플하게 강의를 이어갔다. 강의 자료는 ppt를 pdf로 변경 저장한 자료를 이용했다. 상황에 따라 영상, 텍스트 자료를 병행해서 보여주고, 줌의 화이트보드 기능도 자주 이용했다.
가족 수업은 교육 전 만들기 재료 등을 2-3주 간격으로 배송했다. 참가자들이 1,2학년으로 저학년이었기 때문에 3시간을 진행하려면 활동이 꼭 필요했고, 가급적 수업 내용과 관련해서 진행하려고 했다.(액자에 시쓰기, 족자에 내 장점 적기, 종이 아코디언 악기에 은유법을 사용한 글 적기, OHP필름에 얼굴그리기 등. 계절과 관련된 재미있는 재료도 많이 사용했다. 여름엔 부채와 선캡, 가을엔 할로윈 비누만들기나 할로윈 손거울 등등.
3. 수업 진행 과정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는 온라인 수업이 결정되기 전이었기 때문에 지난 2년간의 경험과 노하우를 통한 ‘인터뷰 글쓰기’를 적극 실천하려고 했다. 온라인으로 해야 할 상황이 됐을 때 망설이고, 또 낙담한 이유가 이걸 실현할 수 없을 것 같아서였다.
하지만 시도했고, 특히 성인 수업에서는 두 차례에 걸쳐 적극적으로 인터뷰 글쓰기를 했다. 셀프인터뷰를 활용해 자기소개, 한 해를 정리하는 글, 책쓰기 등을 할 수 있다고 알리고, 스스로 묻고 답하게 했다.(예시를 주긴 했다) 상호 인터뷰의 경우 카카오 무료통화를 이용해 두 분씩 통화하게 했다. 한번은 ‘주제 인터뷰’로 특정 주제에 대해 말하는 방식이었다. 이번엔 짝을 바꿔서 ‘플로리시한 질문으로 대화하기’를 했다. 평범하거나 상투적인 질문에서 벗어난 삶을 들여다보는 대화를 유도했다. 화면에서 얼굴만 봤던 분들이 직접 목소리를 듣고 자기 이야기를 했는데, 그런 교감과 소통을 매우 즐거워하셨다. 인터뷰에 대해서 편견을 가지고 있던 분들이 그걸 깨고 새로운 경험을 했다고 피드백 해준 점이 좋았다.
나도 처음에는 인터뷰를 ‘형식’으로만 대했는데(소통을 해야 하고, 의미를 찾아야 하고, 발견을 해야 하는 목적론적 경향이 강했다) 이번에 생각이 좀 바뀌었다. ‘자리 만들기’’함께 있게 하기’’연결하기’를 떠올렸다. 처음이라 신선했다면, 기회가 많아질수록 다른 사고를 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지식이 없고, 특별한 사유가 없어도 서로 이야기하는 것만으로 마음이 따듯해지고, 더불어 산다는 느낌을 줄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가족 수업에서는 1기 두 분 어머님이 이야기했고, 1시간의 긴 통화 후 서로에 대해 말하도록 했다. 타인이 나를 알아준다는 것, 설명한다는 것에 대해서도 새로운 감각으로 느끼신 분이 많은 것 같다. 어쨌든 존중받고, 관심 받은 기분, 그런 충족감이 우리를 살게 하는 것 아닐까.
4. 비대면 한계 극복 방안
현장에서 할 때는 보조강사 선생님이 아이들을 살피고, 나는 부모와 대화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한 공간에서 시간을 나눠 쓸 수 있었다는 얘기다. 하지만 온라인에서는 나 혼자 부모와 아이를 케어해야(?) 했다. 그러다보니 아이에게만 초점을 맞추게 되는 면도 있었고, 그렇게 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부모님에게도 똑같이 발표를 시켰다. 아이에게 부모가 발표하는 모습을 적극적으로 듣게 했다.
1기 종강 후 “아이보다 내가 더 즐거웠다”는 피드백을 들었다. 심지어 그렇게 말한 분은 고등학교 국어 선생님이었는데 꿈다락의 묘미를 알아주신 것 같다. 이번 수업에서 끝말잇기와 사다리타기, 닉네임 기억하기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끝말잇기는 어휘력 확장뿐만 아니라 낯선 단어를 연결해 글쓰기의 재미까지 느낄 수 있는 좋은 게임(?)이다. 나는 영상에서 가위바위보도 하게 하고, 사진배경 바꾸는 것도 함께 해보면서 줌을 놀이삼아 즐기기도 했다.
5. 비대면 수업을 준비하는 예술강사들을 위하여
해본 적 없고, 본 적 없고, 들은 적 없는 비대면 수업을 하라고? 어떻게? 처음에는 정말 막막했다. 하지만 하자, 해야 한다고 마음을 바꾸니 아이디어가 퐁퐁 샘솟았다. 집중해서 고민한 덕분이었을 것이다. 비슷하게 반복되는 수업을 지루해할까 봐 어느 날은 틀린그림찾기로 시작하고, 어느 날은 끝말잇기로 시작했다. 오프라인 수업 후 그다음주에 온라인에서 만났을 때는 현장에 왔던 모습을 사진 찍어서 짧은 영상으로 보여줬다. 그때그때 흥미를 끌만한 요소를 고민해서 집어넣었던 것 같다.
성인 수업의 경우 서울과 싱가폴에서 들었던 두 분이 결석 한 번 하지 않고 너무 열심히 참여해주셔서 고마웠다. 싱가폴의 날씨도 묻고 코로나 상황도 물으면서 말만 지구촌, 세계화가 아닌 (국경은 닫혀 있었지만) 그 어느 때보다 열린 마음으로 흥미로운 경험을 한 것 같다. 비접촉의 아쉬움은 결과물 단행본을 만들어 보내는 것으로 달랬다. 수업 내용과 참여자들의 글이 담긴 책자를 만들었고, 프로그램 종료 후 진흥원 기념품과 함께 택배로 발송했다. 종이가 사라져가는 시대라고는 하지만 함께 했던 시간이 담긴 기록물을 받은 분들은 뜻깊은 선물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물론 싱가폴에도 배송했고 무사히 도착했다는 메시지를 받았다!
가족 수업에서는 서프라이즈로 직접 방문해 수업 재료가 담긴 택배와 케이크 선물을, 성인 수업에서는 커피 쿠폰을 깜짝 이벤트로 보냈는데 참여자들이 무척 좋아했다. 비대면에서도 얼마든지 즐거움을 찾을 수 있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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