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르담 드 파리-오랜만에 뮤지컬. 기립박수 치고 커튼콜 사진 찍는 사람들 뒤에서 인간의 재능을 생각하면서 앉아있다가 나도 한 장. 조 편집장이 아트인천 필진 자격으로 초대권 준다고 하여, 원래 오늘 있던 스터디를 금요일로 바꾸고, 금요일 저녁에 듣던 디아스포라 하루 결석하고. 어제 홍대에서 집 근처까지 오는 삼화고속 놓쳐서(1차 후 2차까지 간 건 좋았는데 분위기에 취해 이야기에 취해 황이 급작스럽게 시킨 보드카에 취해. 설마 그렇게 일찍 끊길 줄 모르고) 송도 간다고 써 있는 거 아무거나 잡아타고(1302번이었다) 장수사거리에서 하차, 택시 안 잡혀서 집 방향으로 걸어오다가 끝까지 걷고 말았다. 밤바람 너무 좋았고, 문득 밤의 풍경이 눈에 띄어 핸드폰으로 사진 수백 장 찍으면서 집에 왔더니 새벽 두 시. 육교, 아파트 입구, 횡단보도, 문 닫은 가게, 어깨동무하고 걸어가는 사내들, 먼 데 신호등, 쓰레기더미, 전단지 붙은 전봇대, 불 켜진 교회, 밤길, 밤나무, 우주선 같았던 밤의 주유소, 버거킹 운영시간, 21세기 편의점... 처량한 차, 다소곳한 차, 피곤한 차, 늙은 차, 나 같은 차, 불안한 차, 처량한 빌라, 다소곳한 빌라, 피곤한 빌라, 늙은 빌라, 나 같은 빌라, 불안한 빌라...(무한루프 띠리링) 어제 술값 엄청 썼지만 대개도 이따금도 간혹도 아닌 ‘무조건’ 좋았고. 여러분,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를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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