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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코디언북 짧은소설 프로젝트라는 창의적 의중이 담긴 참신한 공모전에 참여할 수 있어 기뻤습니다. 덤으로 소중한 결과까지 얻게 돼 감사할 따름입니다. 아코디언이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피아노로 불리기도 했다는데, 거리의 연주가나 청중이나 마음만큼은 풍요로운 사람들이었겠죠. (중략) 아코디언북은 비록 작아 보이지만 가장 크게 펼쳐질 수 있는 상상 이상의 상상과 이상의 광장이라고 감히, 감사히 여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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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딘 펜을 벼려 쓸 수 있는 펜으로 만들어 준 심사위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보냅니다.
어렵지만 진짜 '황금 펜'을 찾으라는 격려로 알고
노동자들이 고단한 영혼을 달래기 위해 만든 소금동굴의 열네 번째 성당으로 뚜벅 뚜벅 걸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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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한 권의 책으로 평가 받아야 한다는 게 개인적인 소신이지만 이상하리만큼 단편소설에 의존하는 풍토 속에서 ‘짧은소설’이란 대단히 신선한 시도라 생각했다. 반가운 마음에 앞뒤 재지 않고 한 편 써서 응모했지만 글쓰기 숙명이 그러하듯 일정한 몫의 부끄러움만은 숨길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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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에 우연한 계기로 아코디언북 프로젝트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그때는 이미 공모가 마감된 시점이라 내년에는 꼭 도전해봐야겠다고 머릿속에 저장을 해 두었습니다.
그리고 올해 폭염 속에서 쓴 <수조>라는 작품으로 응모했고, 수상자로 선정되었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엽편을 사랑하는 한 사람의 독자로, 또한 엽편을 쓰는 한 사람의 작가로, <제2회 아코디언북 짧은소설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게 되어 너무나 기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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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여름, 제주도 여행을 갑자기 떠나게 되었습니다. 하필이면 공모전 마감하는 날이었습니다. 원고를 찬찬히 읽고 한 번이라도 더 고쳐보려 했지만, 저녁 늦게 협제해수욕장 백사장에서 급히 보내야만 했습니다. 허전한 마음에 어두운 바다를 한참 바라보았습니다. 하늘과 바다가 구별되지 않는 어렴풋한 먼 곳에서, 파도를 타고 설렘이 밀려 왔습니다.
‘당선될까? 그럴 리 없어. 아냐, 그래도 혹시나...’
일상으로 돌아와서는 꿈을 꾸었습니다. 하루쯤 일상을 내려놓고 고속버스를 타고서는 인천으로 향하는 꿈, 가 본 적은 없지만 왠지 파스텔 톤 무지개 빛으로 가득할 듯한 배다리헌책방 거리를 걷는 꿈, 책 한 권을 두 손으로 받아 책장을 넘기면 제가 쓴 소설 제목과 제 이름이 보이는 꿈을... 배시시 웃으며 말입니다.
당선 소식을 알게 된 오늘, 설렘과 꿈들이 어우러져 영롱한 결정체가 되었습니다. 소중한 보석, 가슴 속에 두고두고 간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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