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회 십분발휘 짧은소설 공모전 결과 발표 <당선작 없음>

1인문화예술공간(인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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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분발휘 짧은소설 공모전>은 문단의 권위에서 벗어나 경계를 뛰어넘은 예술,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생활문화를 응원하는 마음으로 시작했습니다. 단 한 명에게 상을 주거나 금은동으로 줄 세우는 방식이 아닌 열 명이 모두 수상자가 되는 다양하고 평등한 공모전을 지향합니다. 2017년부터 해마다 열 편을 뽑았고 작품을 독립출판 형태로 제작해 문학을 사랑하는 독자들과 나눴습니다.

2023년 제7회 ‘십분발휘’에는 70여 명의 응모자가 80여 편의 소설을 접수해주셨습니다. 세 명의 심사위원이 예심과 본심을 함께 보는 방식으로, 예심은 각자, 본심은 모두 모인 자리에서 진행했습니다. 세 명이 성실하고 꼼꼼하게 응모작을 읽어 왔고, 눈에 띄었던 작품을 밝히며 감탄을 내뱉기도 했으나 웬일인지 열 편의 수상작을 추리는 데에는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소설의 기본은 문장입니다. 문학은 ‘언어로 하는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문장력만으로 소설은 완성되지 않습니다. 문장 안에 세상에 전하고 싶은 말이 들어있어야 하며, 그게 곧 작가의 메시지이자 주제가 됩니다. 참신한 아이디어와 SF적 상상력을 뽐내는 글에 호감이 갔으나 종국에 ‘왜 썼지?’, ‘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 거지?’ 의문이 드는 작품 앞에서 고개를 갸웃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소설은 ‘이야기 있음’을 전제로 하기에(물론 이견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 이야기가 왜 필요한지, 우리의 삶과 생활, 사유와 질문 등을 담고 있는지 돌아봐야 합니다. 독자에게 전할 ‘말’이 없다면 한낱 수다에 불과하겠죠. 다수의 작품을 읽으며 다른 이야기 장르와는 다른 ‘소설만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에 대한 깊은 고민이 절실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오랜 논의 끝에 심사를 맡은 세 사람은 제7회 십분발휘 짧은소설 공모전 당선작을 내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열 편이 아닌 몇 작품이라도 선정, 공개할까 하는 욕심도 있었으나 단행본으로 묶는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상황에서 행여나 그들의 작품을 ‘붙잡고’ 있는 꼴이 될까 봐 최종심에 오른 작품은 언급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양해 부탁드려요.

정성을 다해 소설을 응모하고, 관심으로 지켜봐 주신 분들에게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2024년 제8회 십분발휘 짧은소설 공모전에서 좋은 모습으로 인사드리겠습니다.


심사위원
청산별곡(나비날다책방 대표), 이재은(소설가), 정지은(문화평론가)
(대표 집필 이재은)


*덧붙이는 말

심사 당일, 책방 사장님이 준비해주신 빵과 커피

올해는 7회였고, 왠지 시작부터 들떴다.
1월에 만나 계획을 세우면서 이거 하자 저거 하자 그랬다.
돈은 별로 없으니 우리가 할 수 있는 선에서
게스트하우스 1박 숙박 제공(나비날다책방 사장님)
오를 출판사에서 내는 전자책(나)
을 준비하기로 했다.
영상도 만들고 예년처럼 기사로도 열심히 홍보하자고.
그랬는데… 조금 무심했던 것 같다. 지금까지 해온 게 있으니, 코로나 시기에도 무사히 이어왔으니 이번에도 잘 될 거라 안이하게 여겼던 건지도.
접수 편수가 적고, 당선작을 내지 못한 지금, 마음이 정말 좋지 않다. 내년을 준비하는 시간으로 만들자고 했지만… 이게 뭐라고… 한숨을 푹푹 쉬었다.
문학이니까.
소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시작한 마음만은 변치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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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_재은

1인문화예술공간(운영자 이재은) 글쓰기및소설강좌문의 dimfgog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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