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필사 10기에서 소개한 작품들

1인문화예술공간(인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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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기에서는 국내외 소설, 희곡, 시(금요일에 2편씩) 등 총 27편의 문학 작품을 소개했습니다. 그중 여덟 편을 공개합니다.


1. 은희경, 『새의 선물』 
앞부분을 소개했다. “나는 쥐를 보고 있다.”로 시작해서 “~살찐 놈이었다.”까지 세 문단이 쥐에 대한 이야기로 돼 있다. 네 번째 문단에서는 ‘나’로 초점을 옮겨 기껏 창가 자리에 앉았지만 쥐를 보고만 인물의 심정과 기분을 묘사한다. 아우, 징그러워. 웬 쥐야? 스테이크 먹다가 쥐와 눈이 마주치다니. 밥맛 떨어지게. 얼른 시선을 돌리거나 식사를 중단해야 하는 거 아냐? 이렇게 생각한 독자도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소설 속 인물은 우리 같지(?) 않다. 계속 바라본다.
갉작거리다(날카롭고 뾰족한 끝으로 바닥이나 거죽을 자꾸 문지르다), 꺼덕이다(분수없이 잘난 체하며 매우 경망하게 행동하다), 밥찌끼(밥찌꺼기), 엎뎌(엎디르다의 준말인 엎디다의 활용형) 같은 어휘가 나온다.


2. 신용목, 「진열된 밤」
도심의 불빛을 ‘나를 찌르는 것’, ‘사람을 낚는 미늘’ 등으로 묘사한 글을 소개했다. 노동자의 휴식과 예술가의 고독까지도 돈이 되는 세상에서 ‘아름다움은 과연 안전한가’ 라는 질문을 던지는 소설이라고 생각했다.


3. 박완서, 「천변풍경泉邊風景」
비슷한 뜻의 단어를 반복하면서 강조하는 문장이 눈에 띄는 작품이었다(‘허약하고 예민한’, ‘무신경과 둔함’, ‘각별히 조심스럽게’ 등). 원망했다를 ‘경멸했다’로, 원했다를 ‘요구했다’로 씀으로써 인물의 감정이 한층 힘있게 전달한다.


4. 나쓰메 소세키, 『풀베개』
내가 정말 좋아하는 작품이라 꼭 한 번 소개하고 싶었다. 앞부분을 옮겼다. 

“산길을 올라가면서 이렇게 생각했다.
이지(理智)에 치우치면 모가 난다. 감정에 말려들면 낙오하게 된다. 고집을 부리면 외로워진다. 아무튼 인간 세상은 살기 어렵다.
살기 어려운 것이 심해지면, 살기 쉬운 곳으로 옮기고 싶어진다. 어디로 이사를 해도 살기가 쉽지 않다고 깨달았을 때 시가 생겨나고 그림이 생겨난다.”

특히 “어디로 이사를 해도 살기가 쉽지 않다고 깨달았을 때 시가 생겨나고 그림이 생겨난다.”는 문장이 너무 좋다.


5. 마거릿 미첼,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상냥한 꾸짖음’이라는 표현을 형용모순으로 설명했다. 형용모순(Oxymoron)은 상반된 어휘를 결합하는 수사법이다. 표면적 진술 너머의 진실을 담으려고 하는 경우에 사용한다. 눈을 감아라, 그러면 보일 것이다, 작은 거인, 공공연한 비밀 등이 형용모순이다.


6. 이서현, 「운수 좋은 날」
주은 님이 ‘내 안의 무언가를 시험하는 행운’이란 표현이 좋았다고 댓글을 달았다.


7. 조이스 캐롤 오츠, 「포옹」
짧은소설 전문을 소개했다. 짧은소설은 인생의 한순간을 극명하게 드러내 그 압축된 형식에서 의미를 만들어내는 소설 형식이다. 단편소설 등에 비해 분량은 적지만 밀도 높은 문장이 요구되며, 절제된 서사에서 독자는 뜻밖의 시적 전율과 만나게 된다.
정은 님이 이런 댓글을 남겼다. “이 소설과 작가님의 '문장에 대한 생각'을 통해 짧은소설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했어요!! 감사합니다^^”


8. 니코스 카잔차키스, 『그리스 인 조르바』
마지막 23일차에 소개한 작품이다. 

“나는 어떤가? 나는, 이따금 내 길을 잃어버리고 잊어버렸다는 느낌, 내 신념은 불신의 모자이크라는 느낌 때문에 자주 혐오스럽다네. 이따금 흥정이라도 해야 할 기분이네. 한순간을 사람답게 사는 것으로 나머지 인생을 던져 버리자는 것이지. 그러나 자네는 자네의 키를 단단히 잡고 있네. 아무리 황홀한 순간에도 자네가 설정한 목표를 잊어버리는 법은 없을 것이네.”

소현 님이 남긴 말. “아련하게 멋지군요!”

 

*문학필사 3기 한 번 더! 2022년 9월 19일에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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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_재은

1인문화예술공간(운영자 이재은) 글쓰기및소설강좌문의 dimfgog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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