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윤영 사진전_얼굴...

1인문화예술공간(인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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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마음에 걸렸다. 얼굴을 신체 부위라고 할 수 있는가. 얼굴을 은밀하다고 표현할 수 있는가. 역설적 비유라고 해도 썩 흥미를 끄는 타이틀은 아니었다. 반대로, 거부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이런 제목 아래 어떤 사진들을 전시장에 내세웠을까 궁금했지만 그 호기심은 긍정에서 나온 것이 아니었다. 공개된 작가노트는 길었다. 말은 많지만 공감을 이끌거나 주의를 환기시키거나 새로운 질문을 던지기에는 부족해 보였다. 


작가와의 대화 시간에 받은 인상도 글을 읽고 난 느낌과 비슷했다. 작가의 말투는 강했고, 자기 생각에 고정돼 있는 듯 보였다. 변명도 자신있고, 당당하게. 그것이 불안에서 온 태도라고 해도 마음 가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주머니에 두 주먹 찔러넣고 강연하는 사람은 처음이었다.(이따금 그랬다) 손을 많이 움직이고 이따금 팔짱을 끼기도 했다. 자주 얼굴을 찌부렸는데 시력이 좋지 않다는 이야기를 듣고서야 그래서 그랬구나, 하고 이해했다. 안경이 필요할 것 같다.


전시장 속 작가의 세계는 너무 반듯했고, 그래서 무지 갑갑했다. 세 개의 큰 덩어리. 획일화된 규격. 이번 전시에 500여장이 소개됐다는데 꼼꼼히 감상하고 싶은 마음은 전혀 들지 않았다. 눈으로 빠르게 훑으며 독특하다는 인상이 드는 것만 툭툭, 내 카메라에 담았다. 좋아서라기보다 기록하고 싶어서. 반박하고 싶어서. 이게 은밀해? 이게 신체부위야? 이게 얼굴이야? 이건 그냥 몸 아니야? 사람 아니야? 지나친 의미부여에 매달리는 사람들. 자유를 강탈하는지도 모르고.


작가와의 만남에 참여한 누군가의 고백- "전시된 사진을 보면서 나는 서 작가에게 찍히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강하게 왔다. 자신이 찍힌 사진을 발견하고 불쾌해하는 사람이 있으면 어떻게 하겠냐는 질문에 없어지면 다시 갖다 붙이겠다고 대답했는데 화법도 너무 세고, 왠지 거부감이 든다. 서 작가의 스타일을(스트리트 캔디드) 불편해하는 사람도 있을 것 같다."


집착(열심)이 언제나 좋은 결과물을 만드는 건 아니다. 과한 집착은 심한 왜곡을 만들어낸다.


추신1 : 그녀는 카메라를 들고 '질문하는 우리'를 찍었으며 지금 찍은 사진이 내일 전시장에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고, 자신이 찍히는 것이 싫어 종이로 얼굴을 가린 사람에게도 굳이 카메라를 들이댔으며, "이런 게 모두 작품이 된다"고 이야기했다. 


2. 그녀의 카메라가 그녀의 말이고 생각이라면, 그녀의 언어는 차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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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_재은

1인문화예술공간(운영자 이재은) 글쓰기및소설강좌문의 dimfgog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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