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_재은 2019. 12. 12. 20:05

독서모임 올해 마지막 책은 이것.
지난달에 이은 동유럽 작가의 작품.
사탄탱고 작가는 크러스너로르커이 라슬로. 헝가리 태생이다.

1부는 조금 읽기 빡빡한 감이 있지만
2부는 술술 읽힌다.

플롯은 단순하지만 이야기를 보여주는 방식이 독특. “마을 사람들은 자신들이 구원자라고 믿는 두 사람을 기다린다”

1,2부는 각 6장으로 돼 있는데 장별로 중심인물이나 배경이 되는 공간이 다르다. 무슨 이야기를 하는 거지? 집중하기 어렵다는 사람도 있었지만 나는 그게 좋았다. 여러 대의 카메라를 작동시켜두고 하나씩 천천히 소개하는 것이.

하루종일 창가에 앉아 마을 사람들을 관찰, 기록하는 의사는 과연 작가의 태도 아닌가.

서기관이 문장을 고쳐쓰는 행위도(2부에 적극적으로 제시된다) 문학을 대하는 고유한 창작의 자세가 엿보여서 매우 좋았다.

이를 테면 “젖이 큰 멍청한 여자”를 “정신적으로 미성숙하고, 특히 자신의 여성성을 과시하는 사람”으로, “늙어빠진 창녀”를 “경솔하게 자신의 육체를 팔기 위해 내놓는 여성”으로 다시 쓰는 일.

전자의 관용구, 상투어를 자기만의 문장으로 바꾸는것이야말로 언어를 통해 주체적 인간으로 사유하는 자만이 해낼 수 있는 위대한 작업 아닌지.

내가 소설을 읽는 이유는 재미있는 이야기에 빠지고 싶다기보다 기가 막힌 통찰이 담긴 문장을 탐하고 싶은 욕심 때문에.

호불호가 갈렸지만 먼저 나서서 사탄탱고 좋다고 침을 튀긴 탓인지 ‘응?’’오’’그랬나?’’다시 읽어봐야겠네요’ 사람들 정신 쏙 빼놨네 ㅋㅋ

영화 포스터 보고 그림 그리기. 평소 그리는 행위를 즐기는 우OO 언니가 엽서종이랑 색연필을 잔뜩 들고 나타났다

 

빨간옷을 입고 가서 “책이랑 옷이랑 맞춘 거야?”라는 말을 들었지만 그런 내 사진은 없고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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