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진행하고 있는 필사 6기 참여자분들께 필사 관련 이야기를 쓰고 있다고, 여러분의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했습니다.
정식으로 진행한 인터뷰는 아니니까 일단 실명은 피하고 모모 님이라고 할게요.
모모 님은 지난해 11월 문학필사2기 어게인에 처음 참여하셨어요. 시작할 때 자기소개를 했는데 “육아 관련 에세이를 펴냈다”고 하시더라고요. 필사도 꾸준히 했다면서 언젠가 사진을 찍어 올려주셨는데 같은 크기의 노트가 나란히 꽂힌 책장 한 켠에 싱잉볼이 올려져 있던 것이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연말에는 지역에서 글쓰기 강사로 활동한 뒤에 펴낸 작품집과 함께 수면안대, 캠핑용 뽀글이(!) 등을 보내주셔서 감사하게 받았습니다:)
모모 님 이야기.
“저는 2015년, 100일 필사모임이라는 것을 시작했어요. 작가 지인의 권유로. 일종의 '태교 필사'였답니다. 출산의 여정에는 '돈'이 많이 들어가고, 실제로 중요하잖아요. 아이러니하게도? 돈 한 푼 안들어가는 태교 필사가 오히려 더 값진 걸 느꼈어요.
출산 후, 잠시 필사를 잊고 있다가, 몸이 회복됨과 동시에 필사를 다시 또 시작했어요. 자발적으로요. 솔로 필사. 그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혼자 필사를 꾸준히 해왔어요. 필사 노트도 10여 권이 넘어가네요. (네이버에 밴드를 만들어서 인증샷을 올리기 시작했죠.)
신생아 육아를 할 무렵, 완전체 보육일 때, 필사하는 시간을 정말 필사적으로 만들어서 했어요. 아이를 낳고 내려놓을 게 정말 많더라고요. 처음으로 나 아닌 타인에게 조건없이 희생하는 것을 느끼면서 자아가 충돌했던 듯 싶어요. '여자 사람'? 역할에서 벗어나서 창조적인 것을 하고 싶은 마음이였을까요? 그런 점에서 필사가 '딱' 이었어요. 부담없고, 옮겨 적으면서 뇌가 덜 굳어감을 느끼고, 그 장소가 카페라면? 더할 나위 없었어요. 카페라떼 홀릭녀입니다.
아이가 좀 크면서, 점점 필사하는 이유가 달라짐을 느끼기 시작합니다. '탈출구, 휴식의 시간' 동시에 ‘일'에 있어서 '삶'에 있어서 크고 작은 도움을 받기시작합니다. 필사 노트 안에 발췌된, 책, 그 모음집을 강의할 때 들춰보기도 하고, 또 과거를 회상할 때 '이 시절 내가 이 분야에, 이 소설에 꽂혀있었구나' 기억이 바로 나더라고요.
이번에 재은쌤 필사하면서는, '공부'로 다가왔어요. 문장력 키우기. 라는 포인트!가 저는 참 좋네요. 제가 생각하지 못했던 지점을 건드려줘요. 때로는 다른 부분이 눈에 들어오기도 해요.
태교, 나만의 시간 사수하기, 아이디어 발췌, 등 제 필사로운 생활? 여정에는 목적이 다 달랐지만, 큰 틀에서는 ‘소확행', '그 여자의 소박하지만 귀한 취미?"정도로 포장해보고 싶어요. 호호.
그리고 나중에, 저는 제 필사노트를, 자식에게 주고 싶어요. 유산이라고 하기엔 뭐하지만, 아이와 있을 때 필사했던 시간이 많고, 그 지점의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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